•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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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총장(에반겔리아 대학교)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많은 학생들이 “인간은 이성적 존재입니다”라는 대답을 합니다.아마도 학교교육을 통해서 인간존재의 독특성을 생각하는 기능에서 찾는 헬라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이런 대답을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러나 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단순히 이성적인 존재로만 창조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이성적 능력만을 가진 기능적인 피조물 이상으로 만드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인간을 상상력과 예술적 감성이 풍부한 존재로 창조하셨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기만 합니다.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부여해 주신 예술적 상상력 때문에 우리는 이 세상을 보다 더 풍요하게 만들어 갈 수 있고, 우리의 삶의 질도 더 풍요하고 아름다워지게 됩니다.

우리가 어떤 사물을 다양한 방법으로 볼 수 있고,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상상하고, 창작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마음속에 그려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하고 사유하는 은사만큼이나 중요한 것입니다. 이런 은사들이 없다면 아마도 우리 삶의 대부분은 대단히 단조롭고 냉랭하고 음울해질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상상력과 예술적 감성을 주시지 않으셨다고 하면 우리가 저술한 대부분의 책은 딱딱한 논리와 교훈적인 말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단순히 이성적인 존재로만 창조하셨다고 하면 우리가 건축하는 건물도 아마 기능적인 면만 지닌 어색한 시멘트 덩어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거주하는 주거 공간도 아마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들을 가장 유용하고 편리한 방법으로 배치해 놓은 냉혹한 참호가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성적이며 과학적인 존재로만 지음받았다면 우리의 예배도 아마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예배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었다면 우리의 삶 전체가 단순한 기능과 기술에 불과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인간에게 상상력을 주셔서, 세상을 보다 풍요하게 가꾸는 예술적 삶을 영위하게 하셨고,이러한 삶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우리 자신도 보다 더 부요한 삶을 살아가도록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물론 화가와 음악가, 무용수와 영화 제작자 그리고 이야기를 쓰는 작가들, 소위 전업 예술가들만 창의적이며 예술적인 삶을 살도록 부르신 것은 아닙니다. 창의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을 지니라는 부르심은 예술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각 사람 모두에게 해당되는 부르심 입니다. 우리는 요리를 할 때나 옷을 입을 때, 집안 장식을 할 때나 헤어 스타일을 가꿀 때, 이 모든 경우에 있어서도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주신 상상력을 사용해서 우리가 보다 더 풍요한 삶을 살도록 부르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여기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상상력을 가지고 새로운 어떤 것을 예술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우리가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image)으로 지음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위대한 예술가입니다. 화가 피카소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최고로 위대한 예술가이시다. 하나님은 결코 똑 같은 것을 두 번 그리지 않으시는 예술가이시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매일 저녁 하늘에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분입니다. 석양의 아름다움은 바라볼 때 마다 다르고, 바라볼 때 마다 새로운 경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리는 그림은 세상에 있는 모든 화랑보다도 더 많은 감상자들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정말 예술계의 거장입니다. 홍수 후에 하나님은 다시는 세상을 물로 멸망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의 징표를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그 언약을 양피지에 기록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언약의 징표를 흰 종이에 검은 글씨로 써 주지도 않으셨습니다. 그 대신에 하나님은 아름다운 무지개를 약속의 징표로 주셨습니다. 무지개는 하나님의 창조 세계가 보존될 것이며, 그것도 풍성함과 아름다움의 장소로서 보존될 것이라는 약속을 그 자체 안에 담고 있는 아름답고 다채로운 빛의 징표입니다. 하나님은 이 풍성함을 무지개뿐만 아니라 서쪽 하늘의 노을로도 표현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이 상상하고 만들 수 있는 모든 예술적 솜씨들은 창조주 하나님께로부터 온 선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예술적 은사들을 잘 활용하여 우리 자신도 풍요롭게 살고, 우리의 이웃들도 보다 더 풍요하게 살도록 섬기는데 사용하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은사들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용하도록 원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창조 세계는 다양성과 조화와 아름다움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예술적 상상력을 최대한 개발하여 하나님께서 지으신 창조 세계의 풍성함을 축하하고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온 세상을 향해 선포할 수 있어야 합니다.그리고 이러한 삶 자체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영광을 받으시는 또 다른 형태의 예배적 행위임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 지구촌에는 부패한 정치권력들이 온갖 종류의 음모론을만들어내고 있습니다.심지어는 인간의 존엄한 생명을 담보로 잡는 음모론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우리의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우리의 상상력을 잘못되게 호도하는 온갖 치졸한 가짜 뉴스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시간이 지나고 보면 우리가 얼마나 천진난만했는가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의 어이없는 일들로 판명 난 동일한 종류의 가짜 뉴스들이 또 다시 우리의 상상력이 일탈하도록 유혹하고 있습니다.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 모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상상력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상상력의 윤리성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며 성찰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상상력을 가지고 형제에게 상처를 주거나 남을 음해하는 일에 사용하지 않고 우리 자신의 삶은 물론, 이웃의 삶까지도 질적으로 풍요하게 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에 사용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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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1

손경모

참으로 지당하신 말씀이며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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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총장] 상상력의 윤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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