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김성수 총장2.JPG
김성수 총장(에반겔리아 대학교)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갑니다. 한 해를 시작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을 맞고 있습니다. 한 해를 시작할 때마다 무언가 달라지겠지 하는 기대와 소망으로 시작하지만 실망과 후회로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오늘날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이제는 새로운 기대와 소망을 가지는 것 자체가 사물을 잘못 보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갖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과학과 과학기술의 발달이 인류를 새로운 유토피아로 인도해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진보 그 자체에 대한 신앙도 가졌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욱 방황하고 있습니다. 과학의 발달과 문명의 진보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 준 점도 많이 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인류 전체가 멸망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인간은 스스로가 발전시킨 과학기술 앞에 벌벌 떨고 있는 무력한 모습을 보이며, 자기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현대인은 과학과 과학기술이라는 새로운 우상 앞에 노예가 되어 꼼짝하지 못하는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인간의 이러한 지식과 기술이 인간의 삶의 질과 가치를 고양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저급한 욕구 충족과 도덕과 윤리의 퇴폐적 생활로 끊임없이 인도해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찍이 자연주의 철학자 루소(J.J. Rousseau)는 드죵의 현상 논문을 통해서 인간의 과학과 문화의 발전이 인간 사회를 도덕적으로 고양시키기보다는 오히려 타락하게 만든다고 주장하면서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갈파하였습니다. 타락한 인간은 확실히 어두움을 향해서 계속해서 질주해 가고 있습니다. 청소년의 일탈 행동은 갈수록 폭력과 퇴폐성으로 얼룩지고 있고, 기성사회는 정신적인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상실해 버렸습니다.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는 모든 사회적 현상들은 희망보다는 실망과 좌절감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도무지 소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시대상을 보면서 그리스도인들은 주의 날이 임박함을 명심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언제 주의 날이 우리에게 임하도록 계획되어 있는지 말하지 않지만 주의 날에 관해서 무엇인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 날이 밤에 도적같이 임할 것이라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바울의 이 진술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 주의 날이 해가 떠 있는 낮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캄캄한 밤에 올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밤에 올 것이라고 성경이 분명히 가르치고 있지만 그것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 주님은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영적으로 어두운 밤에 재림할 것이라는 사실을 바울은 밤에 임할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 아무리 과학의 빛이 찬란하게 빛난다고 할지라도 도덕적, 영적인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의 삶은 더욱 더 어두운 밤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점점 더해져 가는 어두움이 시야를 가리우고 있습니다. 이 세상은 죄와 불의가 점점 더 깊어 가는 흑암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습니다. 주님은 영적인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가 밤 12시를 치기까지 기다리시고 계시는 분이십니다. 우리 주님은 모든 빛들이 꺼지고 죄악이 극도로 관영할 때까지 인내하면서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지금 이 세상의 저녁 시간즈음에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두움이 점점 더 깊어가고 있습니다. 주님의 재림을 알리는 시계가 밤 12시를 알리기까지 얼마 남아있지 않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세상의 쾌락을 추구하는 모든 장소들, 극장과 술집, 환락가들이 사람들로 가득 차 붐비고, 인간이 만든 조명들이 찬란하게 빛날 그 때에, 사람들이 자신들이 이룩한 과학 기술 문명의 발전을 스스로 찬양하면서 “평안하다,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을 바로 그 때에 주님은 홀연히 재림하실 것입니다. “주의 날이 밤에 도적 같이 이를 줄을 너희 자신이 자세히 앎이라.” “주의 날(DAY of the Lord)이 밤(Night)에 도적 같이 이를 줄을” -- 얼마나 놀라운 대조인가!! 하늘과 땅을 새롭게 창조하시는 위대한 날에, 어두움이 흑암을 뒤덮고 있을 그 때에 하나님은 “빛이 있어라!”고 다시 말씀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실 그 날에는 밤이 낮이 될 것입니다. 이제 이 날은 다시는 밤이 찾아오지 않는 영원한 낮이 될 것입니다. 죄와 사망의 어두운 그림자가 다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뒤덮지 못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이 주의 날은 캄캄한 밤에 빛과 같이 오게 된다고 바울은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빛은 어두운 모든 구석을 다 비추며, 어두운 구석에 감추어져 있던 모든 것이 분명하게 볼 수 있도록 드러나도록 만들 것입니다. 빛이 어두움을 정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들에게 진솔한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합니다: 나의 가정과 나의 마음의 모든 구석이 어두움이 없이 낮의 광명한 빛이 찬란하게 비치고 있는가? 우리가 악의 장막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아직도 이 악의 장막에 속하고 있지는 않는가? 언약의 물로 씻음 받기는 했지만 아직도 여전히 어두움의 자녀로 남아있지는 않는가? 밤은 어둡고 깊어만 가는데 우리 주님의 은혜의 빛이 나의 삶에 드리워져 있는 죄악의 어두움을 대항해 싸워서 그 어두움을 깨뜨리도록 살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화가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와 우리의 언약의 자녀들이 어두운 시대에 빛의 자녀들로 살아갈 수 있기를 진심을 소원합니다.

 

김성수 목사 (전 고신대학교 총장, 현 에반겔리아 대학교 총장)


 

태그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김성수 총장] 밤은 어둡고 깊어만 가는데. . .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