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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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룡 장로(마산회원교회 원로)

인생으로 사는 날 동안 괴로운 일이나 너무 기쁜 일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만 이런 눈물이 감정에 의해 나지 않는 것은 괴롭고 불행한 일이다. 그 보다도 더욱 괴로운 것은 흘리고 싶어도 도저히 흐르지 않는 눈물 때문에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보통 남자가 온갖 말을 다하여도 여자가 흘리는 한 방울의 눈물에는 당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성별을 떠나 눈물은 진심이 담겨있어서 그 자체가 중요하다. 그래서 눈물을 흘릴 줄 모르는 사람에게 좋은 상황을 넘겨준다 할지라도 금방 실망으로 끝나버리고 말 것이다.

보편적으로 눈물이 있는 사람은 인정이 많은 특성을 갖고 있고 마른 눈을 가진 사람은 내면이 건조하고 부드럽지 못한 딱딱한 마음을 가진 무정한 사람이라 여겨질 수 있다. 사람에 있어서 눈물만큼 사람의 마음을 잘 대변해 주는 것은 아마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고대 서양 전설에서 나일 강에 사는 악어는 사람을 잡아먹고 난 뒤에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고 하는데 악어의 눈물은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다. 눈물샘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아 먹이를 삼키기 좋게 수분을 보충시켜 주기 위한 것이다. 다분히 사람의 눈물과는 비교해서는 안 되는 거짓의 위선적인 눈물이다.

사람의 눈물 중에서 치명적인 병이 든 히스기야의 통곡의 눈물은 최고의 눈물 중의 눈물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께서는 네 눈물의 기도도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다고 말씀하시고 그의 눈물을 닦아 주시고 생명까지도 연장시켜 주셨다. 이와 같이 눈물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보물 같은 것으로 제대로 역할을 감당하는 충실한 일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절하게 흘리는 눈물은 영적 기능을 제대로 하도록 이끌어 주는 안내자임이 분명하다.

스위스의 어느 시골에 양치는 목동이 양들을 이끌고 작은 개울을 건너가려고 하였다. 개울에는 징검다리와 같은 불편한 다리로는 물을 싫어하는 양들이 건너가기가 매우 힘든 일이다. 목동이 아무리 양들을 다그쳐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목동은 하는 수 없이 어미양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젖먹이 새끼 어린 양을 안고 물을 건너 버렸다. ‘안돼!’하는 순간 어미양은 어린 자식을 잃었다는 위기감으로 세상을 다 뺏겼다는 절박한 심정이 되었다. 피눈물을 흘리며 오직 새끼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사력을 다해 개울을 뛰어 건넜던 것이다. 미물인 양도 절박한 위기가 닥쳤을 때 머뭇거리지 않고 눈물을 뿌리며 온 힘을 다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 한다. 한낱 짐승도 그런 위기 땐 목숨을 걸고 새끼를 구하려고 하는데 하물며 어찌 인간이 극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보고 평안히 안일한 길만 갈 수 있으랴.

지금 이 땅은 기쁨이나 웃음보다 어린새끼를 빼앗긴 어미처럼 통곡의 눈물이 절대 필요한 절박한 위기의 때다. 히스기야처럼 먼저 죄를 범한 나 자신을 위해 울고 자녀의 앞날을 위해 울자. 어려움에 처한 나라와 이 백성을 위해 울고 북한 땅에서 인간 이하의 피폐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 형제를 위해 통곡하자. 그리하면 위기의 때에 반드시 하나님이 우리의 눈물을 기억하시고 살려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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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룡 장로]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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