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이정희목사.jpg
이정희 목사(진해영광교회)

I. 서언(序言)


어떤 말이 바른 말일까? 또 어떤 용어가 우리 기독교적일까? 연구를 거듭 할수록 어렵게 느껴진다. 여러 선행연구들을 살펴보아도 아직까지는 이런 용어 정리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고 있고, 또 저마다 견해가 다른 경우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면으로 언젠가 필자는, 본 교회 예배순서지의 내용을 보다가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이유는 필자 자신이 전공을 살려 예배학적 근거 하에 정한 예배순서인데도 잘못 쓰고 있는 용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 습관 속에 젖어 있다 보니 국문학과 실천신학 전공자이면서도 틀린 용어들을 쓰고 있었든 것이다. 이때 발견한 용어는 다름 아닌‘사회자’,‘개회기도 및 폐회기도’,‘개회찬송과 폐회찬송’등의 순서였다. 혹자는 이것이 무엇이 잘못되었나? 고 반문 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용어는 각종 회의를 할 때 사용하는 말이지 예배용어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본 호에서는 이런 논란이 되거나 적합하지 않은 몇 가지 용어들을 논하고자 한다.

 

II. 사회자와 인도자, 당회장과 위임 및 담임목사


1. 사회자와 인도자: 보통 여러 교회들의 주보의 예배순서에 보면, 사회자라고 표기되어 있는 경우를 본다. 하지만 사회자의‘사회(司會)’는‘모일 회’자로 회의용 단어이지 예배용어가 아니다. 그래서 예장 통합 교단에서는 1998년 총회에서 사회자는‘인도자(引導者)’로, 성례전과 같은 예전의 경우는 집례자(執禮者)로 표기하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또 다른 견해는, 인도(引導)란 말은 불교적 배경을 가진‘갈 길을 알지 못하는 중생을 이끌어 오도(悟道)에 들게 함’이란 뜻이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따라서 인도자 보다는‘예배 진행자(進行者)’란 말이 적합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러한 서로 다른 견해들 앞에서 현재로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다만 독자 제위의 판단에 맡길 따름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회의 용어인‘회’자가 들어가는 사회자란 말이나 개회 찬송, 폐회기도라는 용어는 그냥 ‘찬송’,‘기도’로 하든지 영접과 파송의 뜻을 가진‘송영(送迎)’으로 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이다.

 

2. 당회장과 위임목사와 담임목사: 보통 주보라고 말하는 예배 순서지에 시무하는 목사를‘당회장(堂會長)’이나‘담임(擔任)목사’로 표기하고 있다. 또 어떤 교단은 위임목사와 담임목사(과거의 임시목사)에 대한 제도적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구별하기 위해서‘위임목사’라고 표기한 경우들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어떤 교회는 대표기도 할 시나 일상적인 대화중에서도 종종‘우리 당회장 목사님’이라고 호칭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다양한 호칭들 때문에 어느 말이 옳으냐는 질문도 자주 받을 때가 있다.

앞서 논한 용어들의 차이는 무엇인가? 먼저, 담임목사라는 말은 교단별 차이는 있지만, 단어의 의미로는 맡을 담(擔), 맡을 임(任)자이다. 이는 그 교회의 전체 목회적 업무를 담당하는 대표자라는 의미를 가진 직책의 용어이다. 반면 당회장이란 말은 교회의 조직적인 면에서 교회의 모든 치리의 역할을 담당하는 행정적인 대표를 의미한다. 또한 이 역할의 주 업무는 시무 목사와 장로가 모여 회의하는 당회에 있으므로‘당회장’이라 명명한 것이다. 앞서 논한 위임목사와 담임목사란 구분도 마찬가지이다. 이 또한 제도적 위치에서 논하는 용어이기 때문에 예배 순서지에 위임목사라고 표기하는 것은 적절하지는 않다고 본다.

이상에서 볼 때 이러한 여러 가지 명칭은 여러 가지 기능적인 성격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단어로 통일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구분한다면, 일상적인 교회의 업무와 교회를 대표하는 명칭어로는 목회적 신분인 ‘담임목사’란 말이 옳으며, 노회나 당회 및 각종 회의적인 기능과 기타 행정 업무에 있어서는 행정기능의 신분인‘당회장’이란 명칭이 맞는 말이다. 또한 예배순서지나 교회를 대표하는 명칭에는 당회장이란 용어보다는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담임목사’로 표현하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일 것이다.

 

III. 결 어(結語)

이상과 같은 내용들을 살펴 볼 때 우리가 아무 거리낌 없이 흔히 쓰는 교회적인 용어인데도 구체적으로 보면 문제가 되는 용어들이 아주 허다하다. 그 많 큼 이런 면으로는 우리 교계가 우리 자체의 언어 통일에 너무 무심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신앙생활에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자체 내의 모순을 가져다주는 용어들 많 큼은 구분하여 사용해야 할 것이다.

태그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이정희 목사] 기독교 용어들에 대한 고찰 3 : 사회자와 인도자, 당회장과 위임 및 담임목사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