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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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진해영광교회)

 I. 서언(序言)


우리 민족은 고대로부터 복(福)이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다섯 가지 복으로 말하는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 등을 특별히 좋아했다. 이러한 복에 대한 기대심리는 우리의 기독교 신앙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복에 대한 신앙적 관심을 크게 부각시켰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경에서 복에 대한 말씀을 찾아보면 아주 많은 말씀으로 기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창세기 1장28절의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라는 말씀을 시작으로 요한계시록 22장 14절의 “자기 두루마리를 빠는 자는 복이 있으니”라는 말씀까지 총 32,569번이나 복에 대한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복에 대한 관심과 이를 받기 위한 노력은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많은 관심은 때로는 복의 본질적인 의미를 떠나 지나친 기복주의 신앙을 형성하기도 한다. 그리고 복(福)자가 들어가면 무조건 다 좋은 줄 알고 그 뜻과 의미를 알지 못한 체 잘못 사용하는 경우도 아주 많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축복(祝福)”과 “복(福)”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교인들이 이 두 단어를 같은 뜻으로 알거나 복 보다는 축복이란 더 좋은 말인 줄 알고 이 용어를 아주 좋아하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II. “축복(祝福)”과 “복(福)의 차이점


이 두 말은 같은 뜻이 아니라 전혀 다른 뜻으로서 성경에도 분명히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창세기 12장 3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라고 했으며, 민수기 6장 23-24절에는 “너희는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이렇게 축복하여 이르되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로 되어 있다. 이러한 같은 문맥 안에서 다른 단어로 표기 된 말씀들은 아주 많이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논하면, 축복은 무엇이며 복은 무엇인가? 원어로 살펴보면 축복은 히브리어로 “바라크”이며, 뜻은 “좋은 것을 받도록 기원하다.”이다. 반면 복이란 말은 “아쉬레”이며, “복을 선포하다.”,“복이 있는 자”,“복이 있을지어다”란 뜻이다. 국어 사전에도 축복은 “행복을 빎”으로, 복은 “아주 좋은 일, 삶에서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으로 되어 있다. 이런 모든 것을 신앙적인 면에서 종합해 볼 때, 복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신실한 백성들에게 내려주시고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인 것이고, 축복은 이런 복을 받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원하는 것이다.

우리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가장 위에 계신 분이시기 때문에 축복을 하실 수가 없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복을 비는 축복하시는 분이 아니라 복의 근원으로서 인간에게 복을 내려주시는 분이신 것이다. 반면 축복은 사람의 편에서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위하여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도록 기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두 용어는 완전히 개념이 다른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축복하셨다는 말이나 축복하여 달라는 용어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어떤 연구자는 이 두 용어의 잘못된 표현을 지적하면서“축복은 사람이 하고, 복은 하나님이 주신다”라는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포괄적으로 보면 이 논리가 옳은 말이다. 결론적으로 복은 하나님께서 내려주시는 것이고, 축복은 말 그대로 인간 편에서 하나님께 복을 주시도록 비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교인들은 “하나님, 축복해 주옵소서”라고 기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잘못된 표현이다. 이런 차원에서 앞의 기도를 수정해 본다면, “하나님, 축복해 주옵소서”를 하나님, 복을 내려주옵소서”로 해야 한다. 그리고 “저 사람은 하나님의 축복받은 사람이다”를 “저 사람은 하나님의 복을 받은 사람이다”로 수정해야 한다.

 

III . 결 어(結語)


결론적으로 제언하고 싶은 말은 우리의 바른 언어 사용이다. 우리 기독교의 참으로 아름답고 귀중한 복과 축복에 관한 용어조차도 우리가 바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위대하신 하나님의 격을 손상시키거나 우리 스스로의 품위를 비하시키는 결과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것은 근래에 들어와서 많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이런 바른 언어 사용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일이다. 이에 많이 수정되고 순화 되어 가는 일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로서 이러한 면에서 관심 있는 한 사람으로서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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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 기독교 용어들에 대한 고찰 7 : “축복(祝福)”과 “복(福)은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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