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6-2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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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진해영광교회)

 I. 서언(序言)

 

언젠가 모 교단의 노회장이 정기노회 개회예배 설교 시에‘명문노회가 되는 길’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어떤 신문에서 이를 기사화 하면서‘명품노회 되기 위한 노력 다짐’이란 제목을 달았다. 같은 내용을 말하면서 왜 다른 용어로 표기했을까? 또 어떤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글에‘명품을 통해 명인으로 인정받고, 명품은 장인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이에 답하는 그 대선후보는‘명품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함께하겠다.’는 말을 했다. 여기에서의 ‘명품 대한민국’이란 말은 옳은 용어인가? 또한 어떤 도시에서는 발전하자는 표어를 내걸면서 ‘명품 00 도시를 만들자’고 했고, 또 어떤 도시는‘명품 도시’가 아닌, ‘명문 00 도시’라고 했다. 창원시의 경우도 ‘명품 창원시’라고 했다. 이러한 표현들은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이름 있는 목회자는 자신의 위임식 때 감사인사를 하는 자리에서‘본 교회와 교인은 명품이지만 저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겸손한 모습의 말로서 좋아 보이지만, 명품이란 말은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게 느껴진다. 이에 본 호에서는 이 두 용어의 차이점을 논하여 보고자 한다.

 

II. 명품(名品)과 명문(名門)의 차이점

 

두 용어를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명품’이란 단어이다. 한자의 뜻으로는 이름 名(명)과 물건 혹은 품위 品(품)자 이다. 사전적인 뜻은‘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이나 작품’등을 말한다. 즉, 명품은 주로 사람을 대상으로 사용되는 말이 아니라 사물 등의 뛰어난 것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용어인 것이다.

두 번째는‘명문’이란 단어이다. 한자의 뜻을 보면, 이름 명(名), 집의 두 문을 의미하는 문 문(門)자 이다. 사전적인 뜻은 ‘이름 있는 문벌(門閥), 문벌이 있는 집안, 명가(名家)’를 의미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명문은 사물이 아닌, 사람의 모임으로 이루어진 가정이나 가문, 모임, 단체 등의 뛰어남을 말할 때 사용되어지는 말인 것이다.

이상으로 볼 때 평소 자주 사용하는 명문과 명품의 구별은 분명하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되어지는 경우들을 보면 이 두 용어의 차이를 큰 구분 없이 사용하고 있다. 앞에서 예를 든 경우가 다 그러하다. 심지어 대선후보 진영에서나 각 도시들에서도, 또 교계의 중진들까지도 이를 명확하게 잘 구분하지 못하고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뿐 아니라 이와 비슷한 의미의 용어들도 많이 있다. 명성이 있는 가문을 뜻하는 명가(名家), 명문에 속한 집안을 뜻하는 명문가(名文家), 정치를 잘하는 이름 있는 관원을 뜻하는 명관(名官), 문화를 높이고 정치를 잘하는 군주를 뜻하는 명군(名君), 이름난 선비를 말하는 명사(名士), 문벌이 좋은 집안을 뜻하는 명벌(名閥) 등 비슷하거나 뜻을 같이하는 여러 용어들이 있다.

 

III . 결 어(結語)와 제언

 

 이상의 내용으로 볼 때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것은 명품과 명문의 경우처럼 왜 사람들은 단어의 뜻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면서도 이런 용어들을 자주 사용하는 것일까? 란 의문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언어문화 사대주의 사상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한문을 선호하고 국어를 경시하는 풍조는 훈민정음을 만든 세종대왕 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한글 창제에 있어서 당시 집현전 학자였든 ‘최만리’, ‘정창손’등은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물론 나름대로의 시대적인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문 선호 사상은 조선시대 5백 년 동안 뿐 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그 잔재는 계속 남아 있다. 그렇다고 한자어를 사용하지 말자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그 이유는 한자어를 알지 못하고는 우리의 일상용어를 바로 분석하고 알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의 두 용어처럼 애매모호한 말이나 뜻도 알지 못하면서 사용하는 용어들은 순수한 우리말이나 알기 쉬운 용어로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라는 제언을 해본다. 예를 들면, 위의 두 용어 대신 ‘좋은 가문’, ‘좋은 노회’, ‘좋은 도시’, ‘좋은 대한민국’등이나 ‘이름 있는’, ‘아름다운’등의 표현을 쓰면 어떠할까?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라 일컬어지는 현대에서는 알기 쉽게, 듣기 좋게, 보기 좋게 쓰는 말이 더 아름답고 좋은 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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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 기독교 용어들에 대한 고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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