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 추석(秋夕)에 대한 분석과 기독교적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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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진해영광교회)

I. 서언(序言)

 

 어렸을 때, 동심에 젖은 설레임으로 설날과 함께 손꼽아 기다리던 날이 있었다면 바로 추석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불신자였든 필자로서는 이 추석은 세시풍속(歲時風俗)의 하나인 차례(茶禮)를 지내는 일로인해 많은 부담감을 가진 날이기도 했다. 바로 오는 10일이 우리나라 고유 명절의 하나인 추석이다. 이에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과 함께 기독교인으로서 이 추석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를 논하고자 한다.

 

 II. 추석(秋夕)이란 말의 의미와 유래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중추절(仲秋節) 혹은 중추가절(仲秋佳節), 가위, 한가위로 불리어 진다. 원래는 한가위라고 했는데 ‘한’이란 말은‘크다’라는 뜻이고, 가위’란 말은 삼국사기의 기록에 의하면 신라 유리왕 때 배를 짜는 여인들이 ‘길쌈’을 하며 놀이를 하는 ‘가배(嘉俳)’에서 유래된 말로서 나중에‘가위’라는 말로 변형되었다.

또한 ‘가배’란 말은 한자어로서 가운데 중(中) 또는 반(半)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한가위를 가을(秋)의 반, 즉 중추(中秋)의 의미를 담아 중추절 혹은 중추가절로 바꾸어 부르게 된 것이다. 또한 음력으로 8월 15일 중추의 저녁에 가장 크고 밝은 보름달이 뜬다는 의미에서 달과 연관된 저녁 석(夕)자를 포함하여 추석(秋夕)이라고 한 것이다. 또한 이때는 온 들판에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가는 시절이다. 그래서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과 첫 곡식을 거둔 기쁜 마음에서 만월인 8월 15일에 길쌈놀이의 유래와 함께 기쁘고 즐거운 날의 명절로 지켜지게 된 것이다.

 

 III. 추석의 세시풍속(歲時風俗)인 차례(茶禮)

  

추석의 의미와 그 유래로 볼 때에는 우리 기독교인으로 볼 때에도 전혀 거부감을 가질 이유는 없다. 오히려 아주 아름다운 날로 장려할 만한 명절이다. 하지만 이 추석 절기에 행해지는 세시풍속에는 성도들이 그대로 행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이런 면에서 추석에 행하는 세시풍속과 용어들을 논하고자 한다.

추석의 세시풍속으로는 성묘(省墓)와 차례 등이 있다. 그러나 성묘에 대해서는 본고의 장례 용어에서 논한 바가 있어서 생략하고 차례에 대해서만 논하기로 하겠다. 차례를 논하기에 앞서 먼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우리나라 제사제도에 대한 것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삼국유사와 정사는 아니지만 환단고기(桓檀古記)등을 보면, 우주를 창조하고 운행하는 천신(天神)혹은 상제(上帝)가 있음을 믿고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많이 남아 있다. 고구려의 음력 10월에 지낸 동맹(同盟), 부여의 12월의 영고(迎鼓), 동예의 10월에 술과 춤을 추며 지낸 무천(舞天) 등이 그러하다. 바로 이런 제천(祭天)행사가 지금의 추석에 차례를 지내는 일의 유래가 된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제사 행위는 고려시대까지 말 그대로 천신에 대한 제천행사였다. 즉, 오늘날과 같이 죽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이 아니었다. 현재의 조상숭배와 제사는 조선시대의 유교 사상의 영향으로 정착된 것으로 같은 문화 영향권 아래 있는 중국과 일본에도 없는 극히 한국적인 제사 형식이다.

차례라는 말도 그 어원을 살펴보면 한자어 표현 그대로 다례(茶禮)라는 말이다. 지금은 제사상에 술을 올려놓지만 원래는 차를 올렸기 때문에 다례 혹은 차례라고 하는 것이다.

또한 조상에 대한 제사에는 조상의 죽은 날을 기억하며 윗대로 4대까지 지내는 기제사(忌祭祀)가 있다. 반면 명절에 지내는 차례는 모든 조상을 향한 제사이고, 또 시제(時祭)라는 제사도 있는데 이는 4대 이상의 조상의 묘를 직접 찾아가서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IV. 기독교적 입장과 맺는 말

  

앞에서 논한 대로 추석의 근본적인 유래와 의미는 하늘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는 성경에서 말하는 추수감사절의 의미와 다를 바가 없다. 간혹 어떤 교회들에서는 추석을 전후해서 추수감사절기로 지키는 경우들도 있는데, 이는 바로 추석과 추수감사절의 근본적인 배경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추석은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감사절이요 아름다운 명절이다. 하지만 이것이 우상숭배의 모습으로 바뀌어 진 차례를 행하는 세시풍속은 받아들일 수는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교회도 이제 130여년의 역사 속에서 추석을 아름다운 기독교문화로 바꿀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필자의 어린 시절이나 현재의 짝 믿음 가진 성도들에게 더 이상 명절이 괴롭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온전히 하나님께 감사하고 온 가족과 일가친척들과의 아름다운 화목의 장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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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 기독교 용어 고찰 16: 추석(秋夕)에 대한 분석과 기독교적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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