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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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권철 목사(밀알교회)

정직한 고백자 빌립

 

  그는 현실적으로 이해타산이 빠른 자이다. 주님이 벳새다 들녘에서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일 때였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마 14:16; 막 6:37; 눅 9:13)고 했다. 공관복음서의 기자들은 동일한 말씀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요한은 빌립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빌립을 시험고자 하심이라”(요 6:6)고 했다. 그러나 전후문맥을 자세히 살펴보면 빌립이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사고로 매도할 수 없는 사건이다. 빌립은 다른 제자들 앞서 이 무리들에게 먹일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요 6:5). 다른 제자들이 침묵하고 있을 때 빌립은 무리를 먹일 것에 대해 구체적인 걱정을 하게 되었고 그것을 계수해 보니 적어도 200데나리온의 떡이 필요함을 알았다. 우리가 어려운 일을 직면할 때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계산 하는 것은 잘못 된 것이 아니다. 현명한 지각이다. 우리는 빌립의 냉철한 판단력을 배워 더 구체적인 기도로 주님께로 나아갈 수 있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그는 매사에 신중하게 생각한 전략가였다. 유월절에 예배하러 올라온 사람들 중에 헬라인 몇이 빌립을 찾아와서 예수를 만나보려고 하는데 주선을 좀 해 달라고 했다. 그때 그는 주님에게 바로가지 않고 안드레에게 말하여 안드레와 함께 예수께 나아갔다(요 12:20-22). 단순하게 읽어 넘기면 빌립이 굉장히 소심한 사람같이 보인다. 그러나 문맥을 자세히 살펴보고 제자들의 역학관계를 알고 나면 빌립이 대단히 지혜로운 전략가임을 알 수 있다. 첫째, 헬라인들이 빌립에게 찾아왔다는 사실이다. 예수님의 제자들 가운데 빌립은 교육 수준이 비교적 높은 레벨, 상위 그룹에 속한 자임을 알 수 있다. 헬라어를 구사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둘째, 주님에게는 친한 그룹이 존재했다. 일명 베드로, 야고보, 요한이라는 핵심그룹이다. 다르게는 베드로와 안드레, 야고보와 요한이라는 선두 그룹이다. 이들은 다 같은 동네이며 혈연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무슨 일을 하려면 이 두 그룹을 거쳐야 주님에게로 접근이 가능하다. 이들을 통하지 않고 주님에게로 나아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 했는지도 모른다. 셋째, 그 중에 안드레를 선택한 전략이다. 베드로나 야고보나 요한을 선택하면 주도권을 잃을 위험성도 있다. 그러나 안드레는 조금 다르다. 인지적 지각이나 리더십 면에서 빌립이 자기 위치를 확보하는데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음을 알았기에 안드레를 대동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빌립이 탁월한 전략가임을 알 수 있다.


  그는 거룩한 의문을 가진 영성의 소유자이다. 주님은 대속제물이 될 구원사역을 앞에 두고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가 아버지께로 갈 때가 다가왔다. 그때 빌립이 물었다. “주여 아버지를 우리에게 보여 주옵소서 그리하면 족하겠나이다”(요 14:8). 그 때 주님이 말씀하시기를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요 14:9)고 했다. 주님의 마지막 고별인사와도 같다. 이 때 입을 연 자가 세 제자였다. 도마가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물었고 빌립이 “아버지를 보여 주소서” 라고 물었으며, 다대오가 “왜 이 일을 세상에는 알리지 않으십니까?” 하고 물었다. 이들 세 제자만 몰랐을까? 주님이 십자가 지는 사건 앞에 이 비밀을 안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이 확실한 믿음을 가지게 된 것은 주님 부활하신 이후 오순절 성령이 강림한 이후였다. 이들의 물음은 거룩한 영성을 소유한 정직한 고백이었다.

 

이삭줍기


  유세비우스에 의하면 빌립은 아시아에서 크게 각광 받는 자였다. 그는 두 미혼의 딸과 함께 부르기아 등지에서 선교하다가 히에라폴리스에서 순교했다고 전해진다. 예수님 승천 후 빌립은 제자들 중 최초로 갈릴리에서 설교하고 이적을 행하였다고 한다. 그는 그리스 지역을 광범위하게 여행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세례를 베풀었다. 또한 지금의 터키, 갈라디아 지방에서 주로 사역하다가 87세의 나이로 브루기아의 히에라볼리에서 순교했다고 한다. 히에라볼리에서 뱀을 숭배하는 이교도들은 빌립과 나다나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고 한다. 십자가에 못 박힌 빌립은 이교도들의 회심을 위해 기도했고, 이때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 이에 놀란 이교도들은 빌립과 나다나엘(바돌로매)을 십자가에서 내렸다. 이때 나다나엘은 살았으나 빌립은 이미 죽은 뒤였다. 나다나엘은 수많은 이교도인들에게 세례를 베풀었으며, 빌립과 함께 선교여행을 다녔던 빌립의 누이 마라안나는 히에라볼리에 빌립의 시신을 묻고 나다나엘과 함께 아르메니아로 가서 전도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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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권철 목사] 빌립(Philip's Behind Stories)-전도의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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