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1-23(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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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철 장로(서머나교회 은퇴)

1884년 12월 4일 밤 10시경. 이날은 최초로 지금의 체신청 우정국 개청식이 있는 날이었다. 행사를 마친 후 내·외 귀빈이 함께하는 저녁 연회가 열리던 시각. 갑자기 ‘불이야’ 하는 소리와 함께 총소리가 들리고 비명소리가 진동했다. 당시 김옥균, 홍영식, 서재필 등 젊은 엘리트 개화파 세력들이 정변을 일으킨 현장의 이야기다. 고종 즉위 20년 되는 해 일본은 개화 후 나날이 발전하고 중국과 서양 제국들이 조선의 개화와 통상압박을 하던 혼돈의 시기였다. 조선 26대 왕 고종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은 갈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했다. 급진개화를 주장하는 김옥균 파와 점진적 개화를 주장하던 민영익 등 세력 간 갈등 속에 급진개화파들이 쿠데타를 일으킨 정변이었다. 올해 12월 4일은 갑신정변 140주년이 되는 해이다. 갑신년 쿠데타는 성공하는 듯 했으나 결국 청나라의 군대가 개입 3일 만에 평정하고 주모자들은 멸문지화 되거나 일본으로 도피했다. 갑신정변은 당시 일본의 지원으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갑신정변이 성공했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을까.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당시 조선의 운명이 외세 강국에게 점령당할 수밖에 없는 비운의 상황이었다고 사가들은 말하고 있다. 역사적 평가와 상황을 접어두고 당시 사건의 현장을 통해 하나님이 이 나라 복음을 위해 위대한 계획을 펼치고 있었던 은혜를 찾아 보고자한다. 불을 지르고 쿠데타 세력들이 반대세력들에게 총을 쏘며 공격을 하는 통에 민비의 조카 민영익이 칼에 난자되어 중상을 입었다. 죽을 수 밖에 없던 상황에 연회에 참석했던 미국 루시어스 푸트(Lucius H. Foote) 공사가 긴급히 미국에서 두 달 전에 선교사로 입국한 한사람을 찾는다. 바로 최초의 의사선교사 호러스 알렌 선교사를 찾아 치료함으로써 민영익은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알렌 선교사는 누구인가? 우리의 기독교사에 거장으로 남아있는 알렌 선교사는 미국 북장로교 파송 선교사로 중국으로 파송되었다. 이즈음 1882년 조미(朝美)통상조약이 체결됨으로써 선교사의 마음에 조선의 선교사가 되고 싶어 자원한다. 갑신정변 두 달 전 1884년 10월 6일에 한양으로 입국한 선교사이다. 알렌의 치료로 민비의 조카 민영익이 살아남으로써 3일 천하정변은 끝이 나고 고종의 권력은 유지 될 수 있었다. 민영익을 살린 알렌에게 고종은 무엇을 원하냐고 물었다. 당연히 알렌은 병원을 지어 달라고 했다. 고종에게는 너무 쉬운 요청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변의 주동자 홍영식의 가족들이 처단되고 폐허된 집을 병원으로 개원하게 했다. 바로 최초의 병원 광혜원(나중 제중원)이다. 알렌선교사가 병원을 짓고 자유롭게 선교를 하게 되는 큰길이 열리게 된다. 하나님의 역사는 벼락처럼 전개 된다고 했다. 1885년 봄 일본에 머물러있던 아펜젤러 선교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조선에 입국함으로써 조선 땅의 예수 복음이 날개를 달았다. 언더우드는 오늘의 연세대와 알렌 선교사와 함께 세브란스병원을 세우는 엄청난 일을 했다. 아펜젤러는 이승만을 탄생케 한 배제학당을 세운다. 뒤이어 스크렌턴 선교사가 조선에 들어와 이화학당을 세우고 천대받던 조선의 여성들이 눈을 뜨게 했다. 조선역사가 망해가던 시기 비운의 시간표가 돌았지만 선교사들을 통해 오늘의 대한민국이 되게 하는 복음의 역사(役事)가 역동 했던 것이다. 복음은 사람을 살리는 생명의 축복이다. 한 나라를 부흥 발전시키는 무한한 에너지를 품고 있다. 조선 5백 년의 역사는 정말 캄캄한 세상이었다. 사대부들이 타락한 유풍(儒風)의 문화 속에서 백성을 착취하고 나라의 발전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나라가 망해가는 때 나라를 살리고자 급진개혁세력들이 일으킨 정변은 사람의 위대한 뜻에도 불구하고 3일천하로 끝난다. 뒤이은 역사는 결국 일본의 36년 종살이해야 하는 비운의 역사를 겪어야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70년 종살이 후 회복의 역사를 썼다. 우리는 140년 전 위대한 영적 거장 몇 분의 선교사들이 오늘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내는 초석을 낳았던 역사를 돌아본다.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가. 세계 10대강국을 자랑한다. 희망 속에 겪는 사회문화의 심각한 갈등을 보면 나라가 망할 것 같은 위기다. 이런 위기 때 그때의 역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야 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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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철 장로] 3일천하 ‘갑신정변 140년’ 이 땅 복음의 큰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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