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3-20(목)
 
정우승 목사.jpg
정우승 목사(부산 은파교회)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서 히스기야 왕의 스토리는 참으로 흥미롭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생명을 15년 더 연장해 주셨기 때문이다. 어느 날 이사야 선지자는 병든 히스기야 왕에게 찾아가서 하나님의 뜻을 전달한다. (왕하20:1)에 “그 때에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매 아모스의 아들 선지자 이사야가 그에게 나아와서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이 너는 집을 정리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 하셨나이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한 느낌을 왕은 받았을 것이다.

하나님의 사형선고를 받은 히스기야 왕은 얼굴을 벽으로 향한 다음에 사력을 다해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왕하20:3)에 “여호와여 구하오니 내가 진실과 전심으로 주 앞에 행하며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하고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더라” 라고 말씀한다. 왕은 살려달라는 직접적인 표현 대신 주 앞에서 진실되게 살아온 것을 기억해 달라고 간구했다. 이런 자신만만한 기도는 평생을 하나님 앞에서 바르고 진실되게 살려고 애쓴 자만이 할 수 있는 기도로 보인다.

이 기도 후에 곧바로 하나님의 응답이 이사야 선지자에게 임한다. (왕하20:5-6)에 “내가 너를 낫게 하리니 네가 삼 일 만에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가겠고, 내가 네 날에 십오 년을 더할 것이며” 라고 말씀하셨다. 절대절명의 위기 앞에서 히스기야 왕이 하나님 앞에 내 놓은 카드는 지금까지 자기가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살아왔던 선한 행실이었음을 기억하자.

우리나라 야사(野史)에도 히스기야 왕처럼 15년을 더 살았던 인물이 전해진다. 조선 명종 때 유명한 맹인 점장이, 홍계관(洪繼寬)이란 이가 있었다. 그가 사람의 앞날에 대해서 일러주는 족족 다 맞았기에 고관대작들이 앞 다투어 그를 극진히 대접하고, 자신의 앞날을 물어보곤 하였다. 당시 높은 벼슬에 있는 상진(尙震) 정승은 홍계관에게 자신의 죽을 해를 점쳐 알고 있었다. 그가 예언한 죽을 해를 당하여 상진 정승은 신변을 정리하고 재산처분을 한 다음 조용히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해가 다 지나도록 아무런 변고가 없었다.

새해가 들어서면서 홍계관이 매우 이상하게 생각해서 상진 정승을 찾아갔다. 상진 정승은 “내가 너의 점괘를 믿고 작년에 명이 다할 줄 알고 기다렸는데 어찌 맞지 않는가?” 라고 물었다. 이에 홍계관은 “혹 음덕(陰德)으로 수명을 연장할 수 있으니 대감께서도 반드시 그런 일이 있었을 것입니다” 라고 대답을 하였다. 음덕(陰德), 다시 말해서 남모를 큰 선행을 뜻한다. 상진 정승은 옛날 자기가 수찬(修撰) 벼슬에 있을 때 큰 잘못을 범한 대전 수랏간 별감을 용서해 준 일을 들려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난 후 홍계관은 ‘대감의 수명이 연장된 것은 반드시 이 음덕으로 응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라고 대답을 하였다.

<연려실기술>이라는 문헌에 상진 정승의 증조부인 상영부(尙英孚)가 재물이 많아서 주위 사람들에게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었는데 말년에 차용증서들을 다 불태웠다. 그렇게 한 마음의 동기를 묻자 ‘혹 이 선행으로 후손들이 잘 될는지 누가 알겠소?’ 라고 대답했고, 얼마 후에 상진(尙震)이 태어났다고 한다.

서양 사람들은 기독교 윤리에 입각해서 자선을 하고 봉사를 하지만 우리 한국인은 덕을 쌓고, 그 음덕으로 복과 영달을 누린다고 생각했다. 곧 서양 사람은 내세에서 자신의 선행으로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반면, 동양 사람들은 현세에서 보상을 받거나 아니면 후손이 대신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성경도 선행에는 반드시 보상이 있다고 말한다. (잠언19:17)에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어 드리는 것이니 그의 선행을 그에게 갚아 주시리라” 또한 성도의 선행은 하나님께서 다 보신다. (딤전5:25)에 “이와 같이 선행도 밝히 드러나고 그렇지 아니한 것도 숨길 수 없느니라” 선행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보라. (마태5:16)에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라는 말씀을 꼭 기억하자

태그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정우승 목사] 15년을 더 산 사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