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연월일 2026-04-16(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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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철 장로(서머나교회 은퇴)

최근 지인이 읽고 있는 발터 벤야민이 지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이란 비평서를 잠시 빌려 읽었다. 이 책의 저자 발터 벤야민은 독일 출신 유대인으로 철학과 미학 분야에서 저술 활동을 한 작가이다. 책의 줄거리는 작가가 20여 년 전 향후 AI 기술 시대를 예상했다는 점이다. AI 시대가 오면 예술작품에 있어 진품과 가짜의 판별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우리는 지금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생활 적응의 시대에 돌입했다. AI 기술이 작가의 예상대로 오늘날 예술품 시장에서 대혼란을 일으키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 이 책에서 작가의 탁월한 예지력에 감탄할 수 있지만,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AI 기술 시대에 걱정되는 바가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은 사실이다.

  챗GPT, 제미나이 활용법을 배우는 붐이 일고 있고, 산업 현장은 물론 자동차와 가정 모든 곳에서 이제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 직면했다. 문제는 이것이 교회에 크고 무섭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교회에서 AI 기술이 교회 행정을 돕고 다양한 교육 현장에 이롭게 적용되고 있다.

  교회는 우리 생명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곳이다. 만인이 교회에서 기도하고 찬양함으로써 주의 음성을 듣기도 한다. 주로 목사의 설교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시간이 많다. 예배의 비중과 중심에 설교자의 말씀 선포가 가장 중요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요즘 교계를 비롯해 곳곳에서 ‘AI 설교’라는 뜨거운 담론으로 논쟁과 토론이 일고 있다. AI 기술이 설교 원고를 만들고 있다는데, 우려의 강도가 높아가고 있다. 설교자가 성도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기 위해 설교문을 준비하는 데에는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다. 성경 본문을 잘 전달하기 위해 여러 서적을 읽고, 사안에 대한 깊은 사유도 중요하다. 설교자가 직접 체험한 생활 영성도 필요하다.

  그런데 AI 기술에 주제 설교 원고를 부탁하면 문장적으로 체계를 갖춘 완성도 높은 설교문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과연 성도에게 은혜가 되는가. 그러나 AI 기술에 의존한 설교문은 자료에 불과하다는 주류의 비판을 대부분 수긍한다. 그럼에도 시대 흐름에 민감한 설교자들은 AI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능가하게 될 때, 로봇에 의존하는 교회 예배 문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비판한다.

  피지컬 로봇(physical AI)이 직접 설교하는 이상한 세상까지 생각해 보아야 할까. 벤야민 작가가 예언했듯이 판별 불가능한 예술작품처럼, 교회에도 판별이 어려운 설교 문장이 침투하게 될 개연성은 있다. 설교자의 설교는 깊은 기도와 묵상, 본문 준비를 통해 성경 말씀에서 다시 들려주는 말씀의 깊이로 하나님의 음성으로 듣게 된다.

  설교 준비에 AI 기술 의존이 높아지면 분명 하나님의 말씀이 오염되고, 전해지는 말씀이 성도의 영성을 혼돈케 하는 혼선이 올 수 있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또 다른 대혼란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지금 미국과 같이 로봇 기술이 발달하고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는 AI끼리 종교성 플랫폼(공동체)을 만들어 수백만 가입 로봇이 모여 종교성 행사를 하는 AI 대형 종교 집단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마치 생명을 가진 인간 대용의 로봇 정체 말이다. 무서움을 불러오는 듯하다.

  우리는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사건을 잘 알고 있다. 홍수 심판을 받은 인류가 하나님의 음성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자기 의와 지혜로 바벨탑을 쌓다가 온 땅으로 흩어지게 되었고, 사람끼리 말을 알아듣지 못하게 되었다. 족속과 족속의 다툼이 생겨났고, 지구촌은 전쟁과 전쟁의 땅으로 발전하는 비운을 맞게 되었다.

  이사야 선지자는 이사야서 2장 8절에서 경고했다. “그들의 땅에는 우상도 가득하므로 그들이 자기 손으로 짓고 자기 손가락으로 만든 것을 공경하여 절하였도다.”

  AI 기술이 다시 바벨탑 위에 자리 잡게 될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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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철 장로] 바벨탑 위에 자리 잡는 AI 기술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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