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연월일 2026-07-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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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미(새누리교회 권사)

*여정의 서막: 설렘으로 빚은 여섯 명의 기도

경남 CBS 개국 25주년 기념 일본 순교지 순례의 길을 떠나기 전, 우리 새누리 교회 6명의 일행은 마치 첫사랑을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가슴 설레는 마음으로 이번 순례길을 준비했습니다. 각자의 삶은 분주했지만, 일본 땅에 숨겨진 신앙의 발자취를 찾아 나선다는 공통의 목적 아래 우리는 하나가 되어 기도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 옛날 척박한 땅에서 복음을 지켰던 이들의 뜨거움을 우리도 만나게 하소서라는 간절한 고백은 순례길에 오르기 전부터 이미 우리 마음 속에 작은 불꽃을 지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찬 새누리 교회 순례팀은 소망의 닻을 올리고 큐슈의 서쪽 끝, 히라도와 나가사키를 향해 발을 내디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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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부흥회: 바다 위에서 울려 퍼진 영혼의 울림

이번 순례의 시작과 끝은 푸른 바다 위에서 드려진 선상부흥회로 더욱 특별했습니다. ‘이경은 목사님정태진 목사님께서 이끄신 부흥회는 순례의 길목마다 우리 영혼의 지표가 되었습니다. 목사님들의 뜨거운 설교는 배 안을 성령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채웠으며 우리 일행 6명 모두는 일본 땅을 밟기 전 이미 성령의 뜨거운 은혜를 체험했습니다. 망망대해에서 들려온 생명의 말씀은 우리가 순례지로 향하는 이유를 분명히 깨닫게 도와주었으며, 돌아오는 길에는 그 감동을 일상의 사명으로 승화시키는 귀한 영적 동력이 되었습니다.

 

*히라도: 고난의 현장, “후미에의 통곡과 스즈타 감옥의 침묵

둘째 날 순례 중 머문 야이자 화형장은 마음 한 구석이 칼로 오려내는 듯한 아픔의 현장이었습니다. 당시 신자들을 색출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후미에(성화상 밟기)” 체험 앞에 섰을 때, 생존과 신앙 사이에 갈등했을 그들의 처절한 고뇌가 전해져 발바닥에 닿는 못 판의 아픔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이어 다음 날 마주한 오무라 스즈타 감옥터는 순교의 역사가 얼마나 처절했는 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두 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수십명의 신자가 갇혀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었던 그곳, 서서 용변을 보며, 서서 잘 수 밖에 없던 그곳에서 인간으로서 견디기 힘든 악취와 추위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신앙을 고백했던 그들의 흔적을 묵상하며, 우리가 누리는 신앙의 자유가 얼마나 많은 선조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인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나가사키: 26인 성인, 고난 위에 피어난 영광의 찬미

159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으로 선교사와 일본인 신자 26명이 니시자카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순교한 곳으로, 추운 겨울날 귀가 잘린 채 800km를 맨발로 걸어 온 이들 중에는 12, 13세의 어린 소년들도 있었습니다. 십자가형을 앞두고도 천국이 가깝다며 노래했던 12루도비코 이바라키”, 이 소년들이 바로 일본 땅에 심겨진 가장 순결한 밀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흘린 피는 오늘날 일본 기독교 역사의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었음을 가슴깊이 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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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수요예배: “이 땅의 밀알이 되라는 부르심

이번 순례의 영적 정점 중 하나는 나가사키에서 드린 수요예배였습니다. “후쿠오카 비전 처치를 섬기시고 계시는 김주영 선교사님, “한 알의 밀알이 열어준 길 그분을 따라 이 땅의 밀알이 되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선포하셨습니다. 수 백년 전 이 땅에 떨어져 썩어짐으로 무수한 신앙의 열매를 맺게 한 순교자들의 삶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한 알의 밀알을 따른 길이었음을 깨달으며, 우리 일행은 단순히 유적을 돌아보는 관광객이 아닌 복음의 빚진 자로서 깊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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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의 길: 풍랑 속에서 외친 간절한 기도

모든 일정을 마치고 시모노세키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배에 올랐을 때, 바다는 마치 우리의 믿음을 마지막으로 시험하려는 듯 거센 풍랑을 일으켰습니다. 배 안의 많은 사람이 극심한 멀미로 토하고, 어지러워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육체적인 고통이 한계에 다다랐지만, 우리는 입을 모아 간절히 부르짖었습니다. “주여, 이 풍랑을 잠재워 주소서.” 갈릴리 호수의 풍랑을 잠재우셨던 주님을 의지하며 올린 그 밤의 기도는, 박해의 폭풍 속에서도 신앙을 지켰던 순교자들의 기도와 닮아 있었습니다. 그 간구 속에 거칠었던 파도는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고, 우리는 비로소 짧은 시간이지만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여정을 갈무리하며: 삶의 순례자로 다시 서기

5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우리 새누리 교회 6명의 마음에는 떠나기 전의 설렘보다 더 묵직하고 단단한 사명이 채워졌습니다. 순교자들이 밀알이 되어 열어 준 이 길을 이제는 우리가 이어가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이었습니다. 야이자 화형장과 스즈타 감옥터의 통곡, 나가사키 수요예배에서 받은 말씀의 은혜, 26성인의 순교 현장 그리고 마지막 배 안에서의 간절했던 기도를 기억하며 이제 우리는 각자의 삶이라는 순례길로 다시 돌아갑니다.

 

이번 순례를 허락하시고 풍랑 속에서도 우리를 안전하게 인도하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2026. 0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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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침묵 속에 핀 신앙의 꽃: 히라도와 나가사키 순례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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