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환상이 바울에게 보이니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서서 그에게 청하여 이르되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하거늘" (사도행전 16장 9절)
마치 마게도냐 사람이 바울을 향하여 환상 중에 요청했듯이, 이번 선교 여정은 네팔의 영혼들이 우리를 향하여 건너와서 우리를 도와 달라는 간청으로 느껴졌습니다. 이 선교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2026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봄 부흥회를 앞두고 있었고,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갈등과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우리 교역자들은 이번 부흥회에 큰 은혜를 부어 주시기를 소원하는 마음으로 어떤 분을 강사로 모셔야 할까 고심하며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하나님께서는 부산에 있는 고신교회를 담임하고 계시는 김경헌 목사님을 강사로 모시는 것이 좋겠다는 마음의 감동을 주셨습니다. 3일간의 부흥 집회를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주께서 보내신 귀한 손님, 사자(使者) 목사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고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은혜를 부어 주셨습니다.
강사 목사님께서는 이번 집회를 통하여 그동안 하나님 앞에 불순종하고 잘못했던 모든 것을 한 번에 ‘퉁’치는 헌금을 올려 드리자고 재밌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많은 성도들이 받은 은혜를 따라 이 말씀에 순종하였고, 약 3천만 원이라는 큰 금액이 3일간의 부흥 집회를 통하여 나왔습니다. 저는 마지막 저녁 집회 때 마무리 기도회를 하기 위해 올라가 성령께서 주시는 마음을 성도님들에게 나누었습니다. “김경헌 목사님을 우리에게 보내 주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씀으로 큰 은혜를 부어 주셨습니다. 이 헌금은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이 헌금을 선교지에 심기를 원합니다.” 김경헌 목사님께서 중심이 되어 선교하고 있는 네팔 코이노니아 선교 카톡방에 제가 들어가 있었는데, 이전에 올라왔던 네팔 룸비니의 크리스천 학교 이야기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교실이 부족해 지원하는 학생들을 다 받아 줄 수 없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었고, 증축 공사비가 3천만 원이었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요청해 온 교실 증축 비용을 우리가 헌금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고, 감사하게도 장로님들께서도 이에 동의해 주셔서 룸비니 학교 증축을 위해 헌금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약 두 달 반의 공사 기간을 거쳐 6월이면 증축 감사예배를 드릴 수 있겠다는 소식을 전달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당회원들이신 장로님들과 다 함께 가서 우리가 드린 헌금의 결과물을 보고 돌아오기를 원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과 생업으로 모두 함께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네팔에 가서 교회의 대표로 그 땅을 둘러보고 증축 감사예배에 참석할 성도님들을 모집했습니다. 저의 요청을 받고 근무 시간을 조정하고 바쁜 일정 속에서 틈을 내어 13명의 분들이 함께 가게 되었고, 모두 자비로 경비를 내셨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꼭 가야 할 사람들을 친히 모집해 주셨다고 확신합니다. 교역자 1명, 장로님 3명, 안수집사님 2명, 권사님 5명, 서리집사님 3명으로 모든 직분자분들이 골고루 갈 수 있도록 마치 짜 맞춘 것처럼 모아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약 50일간 매일 저녁 9시에 각자 있는 곳에서 같은 기도 제목을 가지고 기도했고, 주일마다 모든 순서를 마친 뒤 함께 모여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성도님들께서 내주신 헌금으로 룸비니 학교 학생 750명분과 선생님 30명분의 선물을 구입해 준비했습니다.
마침내 네팔로 떠나는 날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긴장되지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선교지로 출발했습니다. 처음 마주한 카트만두는 너무나 낯선 풍경이었습니다. 높은 지대에 있는 도시답게 비행기 창밖으로 산골짜기마다 사람들이 사는 집들이 보였습니다. 공항에 마중 나오신 망갈만 목사님을 비롯한 네팔의 목사님과 장로님들은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습니다. 이튿날 파티가운교회 헌당식을 위해 출발했습니다. 어수선하고 복잡한 도로를 달리고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가 반복되는 길을 얼마나 달렸을까, 먼지가 앞을 가리고 차는 말을 탄 것처럼 들썩였습니다. 잠에서 깨 보니 매우 높은 산에 올라와 있었고, 더 이상 차로 진입할 수 없어 내려서 걸어가야 했습니다. 얼마쯤 걸어 비탈을 내려가니 자그마한 건물이 하나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건물이 작아서 놀랐고, 이렇게 높은 지대에 교회가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외국에서 손님들이 오고 교회 헌당식을 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 몇 대만 돌아가는 그곳에서 그들은 기뻐하며 찬양하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안에 들어오지 못한 이들은 밖에 서서 안을 들여다보며 예배를 드렸습니다. 몇 시간씩 걸어와 예배를 드리고 다시 몇 시간을 걸어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절로 나의 예배가 부끄러워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에는 우물 헌당식도 진행하였습니다. 물이 귀한 곳이고, 그 높은 지대까지 물을 끌어오는 일이 매우 힘들지만 살아가기 위해 식수는 필수적이었습니다. 제일신마산교회 원로목사님 사모님인 서정숙 사모께서 칠순을 맞아 하나님 앞에 헌금하신 우물이었습니다. 그곳에 서서 예배드리며 이 우물에 물을 길으러 오는 자마다 생수의 근원 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되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또 다른 곳에 우물을 파서 헌물해 준 교회를 방문해 우물 기증패를 붙이고 돌아왔습니다.
셋째 날 목요일, 룸비니로 가기 위해 트리부반공항 국내선으로 갔습니다. 평소 비행기 공포증으로 애를 먹고 있었던 터라 프로펠러로 돌아가는 소형 비행기를 보는 순간 두려움이 생겼지만, 비행기는 생각보다 안정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카트만두에서 룸비니로 가는 동안 날씨가 좋아야만 모습을 보여 준다는 히말라야산맥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선교팀을 위로하시며 보여 주셨다고 확신합니다. 히말라야산맥은 구름보다 더 높은 곳에 있었고, 햇빛에 비쳐 황금색처럼 보이는 설산이 얼굴을 내미는 순간 우리는 모두 감탄했습니다. 그야말로 듣던 대로 지구의 지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은 선선했던 카트만두보다 룸비니는 확실히 덥고 습했습니다. 공항에 우리를 마중 나온 Jisay 목사님, 곧 룸비니 학교 교장 선생님을 따라 학교로 갔습니다. 가는 동안 선교팀은 학교에서 부르게 될 ‘은혜’라는 찬양곡을 연습했습니다.
학교에 도착하자 7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두 나와 우리를 환영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학교로 들어가는 순간 학생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영해 주었습니다. 함께 간 선교팀의 권사님들과 집사님들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우리가 드린 헌금에 감사하는 모습과 어린 영혼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순수함,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 감사하는 우리의 마음이 뒤섞여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아, 하나님께서 정말 기뻐하시는구나…….’ 햇볕이 너무 강해 학생들은 교실로 들어가도록 하고, 우리는 새로 지은 교실에서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몇 명의 교직원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저는 설교 중에 “우리 교회가 돈이 많아서 헌금한 것 아닙니다. 3천만 원이라는 돈은 우리에게도 매우 큰 돈입니다. 우리 교회는 빚도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도 이 땅 네팔이라는 선교지에 심은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마음에 감동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여기 함께 오신 분들이 시간이 많아서 오신 것 아닙니다. 돈이 많아서 오신 것도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이 성령께서 역사하신 결과임을 확신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사이 교장 목사님은 우리의 오랜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구미온누리교회에서 헌금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몇 차례나 거듭 감사를 표시하셨습니다. 우리는 교실과 화장실 등 이번에 새롭게 증축한 곳에 붙여진 테이프를 자르고 기념 명패를 붙였습니다. 현장에서는 또 하나의 기도 제목도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700명이 넘지만 아직 학교 운동장이 없고, 운동장으로 사용하고 싶은 땅을 사야 하는데 땅 주인이 팔 마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기도해 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이후 학생들은 그늘진 건물마다 나와 서고, 선교팀은 학교 마당에서 준비해 간 특송과 워십을 하고 설교도 했습니다. 부처의 고향으로도 유명한 룸비니 땅에 크리스천 학교가 있다는 것과 그 학교가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는 명문 학교가 되었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와 은혜였습니다.
다시 카트만두로 돌아온 우리는 토요일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이곳은 우리의 주일과 같은 날이 토요일이고, 일요일부터 다시 출근하고 학교에 등교한다고 했습니다. 카트만두 수도 한복판에 세워진 파탄교회에서의 예배는 저와 우리 선교팀에게 매우 큰 도전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네팔 땅에 이렇게 많은 교인들이 모이는 교회가 세워져 있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었는데, 그곳에서 진행된 2부 예배에서 경험한 뜨거운 찬양과 기도, 말씀을 대하는 진지함과 많은 사람들이 모인 예배당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과연 이 땅 가운데에서도 역사하고 계셨습니다. 우리 선교팀은 그곳에서도 준비해 간 특송과 워십을 하고 교회 이름으로 헌금을 드렸습니다.
이번 4박 5일간의 네팔 선교는 여러 가지 의미로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선교 여정이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서 선교지에 헌금을 심게 하셨고, 그 결과를 확인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땅에 숨 쉬고 살아가는 영혼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으며, 다시 한번 선교에 대한 각오와 결단을 다지는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선교를 매우 기뻐하시며 이 일에 우리를 사용해 주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충만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20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태복음 28:19~20)
계속해서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는 이 일에 우리 구미온누리교회가 쓰임 받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모든 영광 주님 홀로 받으시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