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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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진해영광교회)

 I. 서언(序言)


우리의 전통 중에서 민간 신앙으로 뿌리내린 여러 가지 중에서 지난 호에서 논한 풍수사상은 역사적으로도 많은 폐단을 낳았다. 지금도 선거철이 되면, 최고위층의 위정자들도 풍수가들을 대동하고 명당을 찾아서 조상의 무덤까지 이장하는 경우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해프닝 속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좌청룡 우백호’이다. 이는 비기독교인들 뿐 만 아니라 정상적인 교인들까지도 ‘좌청룡 우백호’에 관심을 두고 있기도 하고, 오랜 신앙생활을 한 교인들도 간혹 ‘무덤을 잘 써야 후손이 잘된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에 본 호에서는 이런 풍수사상의 용어에 대한 어원과 구체적인 내용을 찾아서 논하고자 한다.


II. ‘좌청룡 우백호’란 말은 무엇인가?


 이를 논하기 전에 지난 호에서 논한 풍수의 유래를 조금 더 살펴보면, 그 시작이 옛날 고대인들의 무덤인 ‘고인돌’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당시에 시신을 매장할 시에는 무덤에다 현무(玄武- 거북으로 상징되는 북방을 지키는 신)와 주작(朱雀-봉황으로 상징되는 남방을 지키는 신), 동쪽은 청룡, 서쪽은 백호, 태양과 달, 토끼 등의 동물들의 그림을 채색하여 그려 넣어서 이들의 기운을 지킴으로 죽은 자의 영혼을 위한다는 신앙이 있었다. 이런 민간 신앙과 사상이 풍수의 사신도(四神圖)의 기초가 되었다고 본다. 

  이러한 영향을 받은 중국에서는 산세의 위치를 조망하여 뒷산의 주봉은 현무, 남쪽은 주작, 청룡, 서쪽은 백호로 칭하였다. 좌청룡 우백호란 말도 여기에서 나왔다. 즉, 좌 쪽의 산이 청룡의 형상이고, 오른쪽의 산이 백호의 형상이 되는 자리의 산세가 잘 배치된 중앙에 있는 땅(穴)이 명당이라 했다. 또한 지난 호에서 언급한 대로 이런 명당에 조상의 묘를 쓰면 자손은 그 정기를 그대로 받아 부귀복수(富貴福壽)를 누리게 된다고 믿는다. 이에 이를 믿는 자들은 사력을 다하여 명당 찾기에 혈안이 되기도 하고, 필자가 어린 시절에 본 바로는 이런 명당에 오래된 무덤이 있으면, 그 묘를 파묘해서 유골을 유기하고, 그 자리에 자신들의 조상의 무덤을 쓰는 만행을 일삼는 일들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이뿐 아니라 풍수지리의 좌청룡 우백호의 명당에 대한 기대는 국운(國運)을 좌우한다고 믿고 있으며, 이로 인한 수많은 논란과 사건들을 양산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현재의 청와대는 길지(吉地)인가? 흉지(凶地)인가? 에 대한 논쟁이다. 먼저 흉지로 보는 어떤 풍수가의 견해이다. 그의 주장은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125m)은 너무 낮고 약해서 흉풍(凶風)이 불어와도 혈(穴)인 청와대를 막아주지 못하고, 우백호에 해당하는 인왕산(340m)은 너무 크고 높아서 오히려 혈인 청와대를 겁박하고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서 역대 대통령들이 순탄한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불운이 계속되고 있으므로 청와대를 빨리 옮겨야 된다고 했다. 

  그다음 길지(吉地)로 보는 풍수가의 견해는 이러하다. 청와대는 원래 경복궁터로서 세종대왕이 당시의 많은 풍수가들이 길지라고 해서 정했고, 길지의 장애가 되는 요소는 모두 수정 보완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청와대가 명당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III. 현대인들에게 주는 영향과 결론 

 

  이상의 풍수지리설에 의한 좌청룡 우백호의 명당에 대한 웃지 못 할 청와대 논란까지 볼 때 어떤 생각을 가져볼 수 있는가? 믿지 않는 일반인들의 관점에서는 흥미로울 수 있고, 지나친 맹신까지 가져올 수 있는 사안들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바라보시는 관점과 신앙인의 입장에서는 이런 혹세무민(惑世誣民)도 없을 것이라고 통탄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잘못된 도참사상(圖讖思想)이나 풍수지리설(風水地理說)의 명당에 대한 기대와 언어들이 우리들의 기본신앙과 용어들까지 흔들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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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 도교에서 유래된 용어들 : 좌청룡 우백호와 청와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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