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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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진해영광교회)

I. 서언(序言)

 

그동안 연말연시의 때를 맞이하여 일 년 12달의 태양력에 따른 월별 명칭과 한 주간의 요일에 대해서 지난 호까지 논하여 보았다. 요일의 명칭은 1회 더 다음에 논하기로 하고 오늘의 본 호에서는 2023년 새해를 맞이하여 60간지 연호인‘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란 말이 우리 기독교인으로서 사용할 수 있는 용어인지를 논하고자 한다.

 

 

II.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란 연호 사용의 유래

 

1. 60간지(六十干支) 연호의 유래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과 일본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연호는 60간지 연호이다. 이는 유교의 경전 중의 하나인 주역(周易)에서 나온 것으로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점치는 주술적인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60갑자 연호인 갑자, 을축, 병인, 올해의 신축년 등은 하늘의 줄기로 보는 천간(天干)의 10글자(十干)와 땅의 가지를 뜻하는 12개의 지지(地支)가 합쳐서 만든 연호이다. 또한 태어나서 60년이 되면 60연호가 다시 돌아오는 해가 되기 때문에 환갑(還甲)이 된다. 이때는 사주팔자(四柱八字)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생일의 마지막이라 해서 축하연을 전통적으로 해오기도 했다.

 

2. 60간지에서의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해의 유래

올해 2023년은 60 간지 중 마흔 번째 해인 ‘계묘년(癸卯年)으로 토끼해다. 10간(干)의 마지막인 계(癸)와 12지(支)중 네 번째 동물인 토끼의 묘(卯)가 만난 해라고 한다. 계는 색깔로는 검은색이기 때문에‘검은 토끼의 해’로도 불린다. 또한 토끼는 집에서도 사육하는 친숙한 동물이기 때문에 동양의 설화, 민담 등에서도 많이 나오며,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한다. 또한 십이지 신 중 묘신(卯神)으로서 음력 2월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기기도 하고, 초식 동물로서 이미지는 약하지만, 삼국사기의 구토지설(龜兎之說)과 판소리 수궁가에서는 지혜와 임기응변으로 능한 동물로도 여긴다.

도교에서는 옥토끼 설화를 통해 달(月)의 계수나무 아래에서 불로장생의 약을 만들기 위해 토끼가 방아를 찧는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 설화는 나중에 불교설화에 영향을 주었고, 우리나라에선 윤극영 작사 작곡의 반달이란 동요에서‘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란 가사로 전달되고 있다. 또한 사주 명리학에선 계묘년의 계를 물의 기운으로서 어둠에서 새 생명을 탄생시킨다고 보고 있고, 흑색은 인간의 지혜를 관장한다고 본다. 이런 이유로 계(癸)와 묘(卯)가 만나는 검은 토끼해는 지혜롭고 풍요로운 해가 된다고 보고 있다.

이상에서 본 바대로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란 연호 사용은 다분히 도교와 불교와 전통무속 종교의 신앙이 스며있는 말로서 우리 기독교이 사용하기로는 거북한 용어이다.

 

 

III. 바람직한 기독교적 연호는 무엇일까?

 

 

얼마 전의 기고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연호 사용은 세계 모든 나라 및 교회의 역사 속에서도 늘 사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옛날부터 단기(檀紀)와 함께 앞에서 논한 60갑자(六十甲子)인 60연호를 사용해 왔다. 또한 일본치하에는 명치(明治)란 연호를 사용했고, 해방 후에는 서양의 영향으로 서력기원(西曆紀元)이란 뜻의 서기(西紀)란 말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상의 여러 연호들에서 가장 바람직한 기독교 연호는 어떠해야 할까? 그것은 서기의 유래인 주전(主前; B.C)과 주후(主後; A.D)란 말로서 이미 기독교적 연호로 정착되어 있다. A.D 란 연호의 처음 사용은 주후 6세기경의 동로마 황제인‘저스틴 1세’가 당시의 수도사였던 ‘디오니시우스’로 하여금 세계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연호를 연구하게 했다. 이에 그는 깊은 명상 중에 예수님 탄생의 해를 기점으로 해서 그 이전은 before Christ의 약자인 B.C로, 이후는 Anno Domine의 약자인 A.D로 정했다. 또한 이를 황제에게 보고했고, 황제는 이를 선포하여 오늘까지 거의 모든 세계의 나라들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옛날부터 단기(檀紀)와 60갑자(六十甲子)인 육갑연호를 사용해 왔다. 또한 일본 통치하에서는 명치(明治)라는 연호를 사용했고, 해방 후에는 서양의 영향을 받아 서력기원(西曆紀元)이란 뜻의 서기(西紀)의 연호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자연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중심인 B.C와 A.D를 인정하는 겪이 됨으로서 자랑스럽게도 예수님 중심의 연호가 된 것이다.

 

 

IV. 결 어

 

 

 

  지금까지 논한 대로 주전, 주후로 사용하고 있는 우리의 기독교적 연호는 그 유래나 뜻으로 볼 때 아주 당연한 것이고, 큰 긍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그 의미와 뜻도 잘 모른 체 육십갑자 연호와 12지 동물 띠에 관한 말을 스스럼없이 사용하고 있다. 올해에도 공공연히‘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란 말을 하면서 60연호와 12지 등의 띠, 생년월일(四柱)로 결혼이나 인간 중대사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사주팔자(四柱八字)를 논하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의 민속적인 의미는 있지만, 하나님의 말씀과는 전혀 관계없는 버려야 할 미신적인 용어들이다. 마지막으로 주전과 주후 같은 신앙적인 연호가 세계 공용의 연호가 된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요 긍지를 가져야 할 연호이다. 이런 연호를 두고 비기독교적인 60연호와 12지를 선호하는 것은 우리 자체적인 모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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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 기독교 용어 고찰 24: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란 연호 사용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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