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목사] 기독교 용어 고찰 46 : 평신도란 표현은 올바른가?
I. 서언(序言)
오래전부터 교회의 목회자를 성직자, 일반 교인을 통칭하여 성도 혹은 평신도라고 불렀다. 또한 1980년대부터 한국교회에‘평신도를 깨운다’란 훈련이 도입되면서 평신도란 말이 유행하게 되었고, 이 말은 지금까지 한국교회에 널리 사용되는 용어가 되었다. 하지만 이 말이 과연 적합한가에는 의문이 있다. 이에 본 호에서는 이 말의 어원을 살펴보고 어떤 말이 더 어법상에 맞는 말일까를 논하고자 한다.
II. 평신도(平信徒)의 어원과 적합성
1. 성경적 근거: 신, 구약 어디에도 평신도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대신‘성도’란 말이 61회(마 27:52, 행 9:41, 롬 12:13, 고전 6:2, 고후 8:4, 빌 4:22, 골 1:4, 몬 1:5, 계 14:12 등),‘신도’1회(행 2:41), ‘신자’1회(행 10:45) 정도 나온다.
2. 사전적 의미와 카톨릭적인 유래
1) 사전적 의미: 먼저 국어사전에는‘교직이 없는 일반 신자’라고 했고, 위키 백과사전에는‘성직을 받지 아니한 신자’라고 했다. 영어로는 layman인데 성직자의 상대적 개념인 일반신자를 뜻하고 있다. 헬라어로는 '라이코스'(laikos)로 '라오스'(laos:백성)에서 온 단어로서 '일반 백성'을 의미한다. 또한“AD 95년 로마의 클레멘트가 고린도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처음으로 대제사장, 제사장 그리고 레위인과 구별되는 '직분 없는 자들'을 가리키는 말로 '평신도'라고 하였다. 또한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도 성직자와 평신도의 혼인에 대하여 언급하는 부분에서 사제와 대조시켜 '평신도'라는 뜻으로 이 단어를 사용하였다.(국민일보 2018년 6월 4일)
2) 카톨릭적인 유래: 로마 카톨릭은 전통적으로 성직계급과 평신도로 나누는 행위가 교리화 되어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1950년대 카톨릭 신학자 핸드릭 그래머, 반 룰러, 이반 콩가르가 '평신도 신학'을 주창해 '평신도' 개념을 고착화시켰다. 하지만 카톨릭도 오래전부터 '평신도'라는 말 대신에 다른 용어를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 심지어 적합한 용어에 대한 공개모집까지 했으나 마땅한 용어를 찾지 못했다. 그 이후 1962년 10월 제2차 바티간공의회에서는 '평(平)'자는 적절치 않다고 보았고, '신자'라는 말도 교황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또한 당시에 개신교에서는 성경적인 용어인 성도란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를 같이 사용하자는 안도 있었지만, 이 용어도 사도, 원로, 장로, 일꾼들이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3. 개신교에서의 견해: 앞의 내용으로 볼 때 평신도란 말은 성경에도 없고, 카톨릭에서 사제와 일반 교인을 구분하는 계급적 개념에서 왔다고 볼 때, 이런 개념이 아닌 개신교에서는 이 말이 적합하지 않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그 이유는 초대교회는 직분 중심이 아닌, 각자에게 주어진 은사대로 행하는 동역자 개념이기 때문에 이 말은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용어가 적합한가? 이에 대한 여러 견해들은 다음과 같다.
II. 평신도(平信徒)의 어원과 적합성
신자(信者)와 성도(聖徒): 현재는 평신도란 이름보다는 성도(聖徒)를 통일하자는 견해가 많다. 반면 김석한 교수는 일반을 붙여‘일반성도’로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성도란 말도 의미상으로는 문제가 있다. 이미 앞선 기고에서 논한 바대로, 성도의 헬라어로는‘하기오스’이고, 뜻은‘기독교 신자를 높이어 부르는 말’로 되어 있다. 하지만 성도는 교회에서 직분을 받지 못한 초신자들을 호칭할 때 부르는 이름으로 되어 있다. 이는 성도가 과거에는 거룩한 신자나 순교자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초신자들에게는 맞지 않는 용어이다. 차라리 신자, 교인, 형제, 자매 등으로 호칭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IV. 결 어(結語)
올바른 생활용어를 연재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가장 익숙한 용어들도
그 의미나 유래를 보면 합당하지 않는 말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논한 평신
도와 성도, 신도, 신자란 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늘 사용하고 있는 익숙한 용어들이라서
고치기도 쉽지 않다. 단지 필자로서는 사용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제대로 알고 사용하
자’는 켐페인 차원에서 오늘도 이런 기고를 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