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6(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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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진해영광교회)

I. 서언(序言)

 

종종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 치과를 찾은 적이 있었다. 그 때 간호원으로 부터 “목사님이 앉으신 의자가 내려가시겠습니다.” 라는 말을 들었다. 이런 말은 한 번 두 번 들었던 것이 아닌 자주 듣는 말이기도 하다. 또 은행에서 돈을 찾을 때 “선생님의 돈이 나오십니다.” 라는 말도 종종 듣는다. 말하는 이로서는 최대한 존대 말로 상대방을 높이기 위한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높임말의 원칙에서 본다면 이 말은 너무나도 어색한 말이다. 이런 차원에서 앞으로는 평소에 사용하는 높임말의 바른 사용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II. 높임말의 구분과 원칙

 

1. 구분의 필요성: 높임말을 제대로 잘 사용한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필자 자신도 때로는 높임말을 해놓고 지금 바로 말했는가? 라는 의문점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는가? 이유 중 하나는 높임말에 대해서는 우리 한국어가 세계에서 가장 발달되어 있으며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높임말은 아주 다양하고 정확하게 바로 사용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대한 나름대로의 학습이 없으면 우리가 한국인이지만 높임말을 바로 정확하게 쓴다는 것이 힘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강단에서 말씀을 전하고 여러 계층의 교인들을 만나는 목회자로서는 이런 면으로는 너무 많은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2. 올바른 높임말의 기초적인 원칙들: 높임말에는 여러 원칙들이 있지만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논하기로 하고 우선 위의 서두의 잘못 사용된 높임말을 분석해 보자. 먼저 “목사님이 앉으신 의자”까지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의자가 내려가십니다.”란 말은 사물의 하나인 의자를 높이는 격이 되기 때문에 너무 잘못된 표현이다. 바른 표현은 “목사님이 앉으신 의자가 내려갑니다.”라고 해야 올바른 말이 된다. 한 가지 더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슈퍼에 가서 커피 한잔을 주문하면서 “커피 한 잔 주세요"라고 했다. 그 때 주인이 “예, 3천 원이세요.”라고 대답했다. 그 때 손님이 “그러면 시럽도 좀 넣어 주세요”라고 요구했다. 이때 주인이 “예, 시럽은 저쪽 테이블에 있으세요” 라고 대답했다.

여기 이 대화에서 잘못된 말은 무엇인가? 그것은 주인이 “3천 원이세요”, “테이블에 있으세요”라는 대답에서 “~이세요, ~있으세요” 라는 말이다. 이는 높일 필요가 없는 사물을 존대함으로서 “주체 높임말의 오류법”이란 원칙을 어기고 잘못 사용한 경우이다.

이상과 같이 실체를 알 수 없는 어색한 높임말이 우리 사회의 언어문화에서 너무나도 많이 범람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교회의 성도들 간의 대화에서도 얼마든지 많이 볼 수 있는 현상들이다. 그러면 언제부터 이러한 현상이 생겼을까? 국어학자들에 의하면 이런 변형된 존대어는 6.25전쟁 이후, 산업화 초기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하여 오늘에까지 왔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급격한 사회의 변화 속에서 봇물처럼 밀려오는 외래어와 새로운 용어들이 등장함으로서 우리의 언어체계 뿐만 아니라 민족 고유의 높임말까지 변형시키게 된 것이다. 특히 이러한 잘못된 존대어의 주범은 “TV와 인터넷, 스마트 폰이다”라고 할 만큼 이런 기기들의 영향이 아주 크다. 여기에다 연예인, 특히 개그맨들의 어법에 맞지 않는 유행어의 남발과 인터넷 언어 등의 남용이나 오용, 무조건 외래어를 사용해야 유식해 보이는 언어 사대주의 등이 우리 고유의 기존의 높임말에도 잘못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III. 결 어

 

이상과 같은 잘못된 높임말은 일반 사회뿐만이 아니라 앞에서 밝힌 대로 교회에서도 역시 많이 통용되고 있는 경우들을 많이 듣고 본다. 이러한 차원에서 앞으로 구체적으로 높임말의 체계와 실례를 들어서 논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올바른 높임말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은 교회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생활 가운데서도 매우 유익할 것이다. 특히 이러한 높임말의 올바른 사용은 우리 모두를 덕과 인격을 갖춘 품위 있는 기독교인으로 세워 줄 것이며, 또 하나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귀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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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 기독교인의 용어 사용 29: 높임말(경어), 이대로 좋은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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