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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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권철 목사(밀알교회, 경남기독신문 이사장)

  억지로 십자가를 지고 간 구레네 시몬

 

이렇게 하여 예수는 십자가형을 받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불법적인 재판이 이루어진 곳이 본디오 빌라도 법정이다. 가장 추하고 가장 더러운 죄인이 가장 의롭고 성결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는 사형 언도를 집행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마다 이 불의한 행위를 고백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주님에게는 불합리하게 몇 가지 죄목이 주어졌다. 대표적으로 하나님의 아들로서 유대인의 왕일뿐 아니라 온 인류의 만왕의 왕 되심을 선포하셨다. 그래서 성전을 내 아버지 집이라고 하여 성전을 놀이터로 만든 당시 종교 지도자들을 책망하시면서 이 성전을 헐라고 하셨다. 그들은 주님의 옷을 벗기고 자색 옷을 입혀 주님을 희롱했다. 결국 갈보리로 가서 십자가를 지게 했다. 심한 고문을 당해 가다가 쓰러져 주님이 일어나지를 못했을 때 구레네 사람 시몬이 주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다.

 구레네 시몬은 주님의 십자가를 억지로 지고 갔다.“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구레네는 북아프리카 지중해 연안의 이집트 곁에 있는 지역으로서 유대인들이 많이 살았던 곳이다. 그가 유월절을 지키려고 예루살렘에 왔다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소동이 일어난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고 구경을 하러 가서 잡혔던 것이다. 예수님은 지난밤에 겟세마네에서 기도하시느라 밤을 새웠으며, 많은 산헤드린 공회의 심문과 빌라도 법정에서 받은 고문으로 인하여 너무도 많은 기력을 잃은 상태라 더 이상 십자가를 지고 갈 힘이 없었다. 그래서 군병들은 그 십자가를 구레네 시몬에게 강제로 지웠다. 그때 그는 이렇게 항변했을 것이다. ‘나는 이 예수를 따르는 자가 아닙니다. 나는 갈릴리 출신이 아닙니다. 나는 유월절에 성지를 순례 온 구레네 사람입니다. 나는 바쁜 사람입니다. 하루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고 했으나 군병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강제로 십자가를 지워 가게 했다. 비록 시몬은 억지로 십자가를 지게 되었으나 다른 사람들이 얻을 수 없는 놀라운 은총을 입게 되었다. 주님의 제자들도 다 흩어져 도망갔으나 시몬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까지 감으로 주님이 지는 십자가를 눈으로 똑똑히 목도할 수 있었다.

 구레네 시몬이 십자가를 진 후 얻은 것은 무엇인가? 첫째, 주님이 십자가 지는 것을 친히 목도했다. 둘째, 주님이 메시야이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님이 십자가 지는 현장에는 그가 메시야이심을 보여주는 몇 가지 징조가 나타났다. 제 6-9시까지 해가 빛을 잃은 사건이나 골고다 주변 무덤의 문이 열리고 죽은 자들이 살아나는 사건과 바로 그 시에 예루살렘의 휘장이 찢어진 사건들은 주님이 메시야이심을 증거 하는 사인이다. 셋째,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되었다. 그토록 장담하던 제자들은 다 흩어졌으나, 뿌리치고 거절했던 자신에게 억지로 지운 십자가는 하나님이 베풀어주신 은혜였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의 생각 밖에 베풀어 주시는 놀라운 사건이다.

 

예수를 장사한 아리마대 요셉

 

 이렇게 하여 주님은 갈보리에서 구원사역을 완성하셨다. 주님은 십자가를 지는 절정에 이런 기도를 했다. “제구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주님이 십자가 지신 사건을 미리 예견한 세례요한은 이렇게 말했다.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1:29). 주님은 세상의 죄 짐을 짐으로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아 아들의 권세를 박탈당하고 죄인의 몸으로 죄수가 되어 하늘의 심판대 앞에 섰다. 그래서 감히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를 수 없어 창조주 하나님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율법의 정죄로 주어진 죽음의 십자가를 지심으로 친히 율법을 다 이루시고 완성하셨다. 이제 그 주님의 시체를 누가 장사했는가?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와서 당돌히 빌라도에게 들어가 예수의 시체를 달라 하니 이 사람은 존경받는 공회원이요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자라”. 아리마대는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8km, 욥바에서 동쪽으로 24km정도 위치한 곳이다. 그는 당돌하게 빌라도에게 가서 주님의 시체를 달라고 했다. 어떻게 해서 그에게 이런 당당함이 생겼을까? 주님을 장사한 것은 단순한 헌신적인 수고나 무덤 하나를 기증한 정도로 보아서는 안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아리마대의 신앙을 배워야 한다. 첫째, 진리 앞에 당당한 모습이다. “당돌히 빌라도에게 들어가 예수의 시체를 달라 하니” 이전에 그는 유대인들을 두려워해 은밀히 주님을 따랐다. 그런데 그가 주님의 십자가 사건을 통해 주님이 메시야이심을 너무도 확실히 목도했다. 그래서 그는 당당하게 나아가 주님을 장사하고자 했다. 또한 이 귀한 복을 남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둘째, 존경받는 공회원이었다. “이 사람은 존경받는 공회원이요”. 그는 산헤드린 공회원이다. 산헤드린의 수장이 대제사장 가야바이다. 대제사장 가야바가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청부 살해까지 하는 판인데 공회원으로서 주님을 장사하기 위해 그 시체를 달라고 하는 것은 그 자신과 가족과 후손들과 친인척들에게 어떤 불이익과 불행이 닥쳐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리마대 요셉은 자신과 그 주변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주님을 장사하고자 나섰다. 셋째, 천국을 사모했다.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자라”. 그는 당시 부패하고 타락한 세상을 보고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하기를 사모했다. 종말론적 신앙을 가지고 메시야를 대망했다. 넷째, 깨끗한 부자였다. “아리마대의 부자 요셉이라”(마27:57) 그는 부자였으나 불의하게 치부한 부자가 아니었다. 그는 주님의 시체를 받아 자신의 새 무덤에 주님을 장사했다(마27:60). 돈은 이렇게 쓰는 법이다. 성경에 부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깨끗한 돈을 많이 벌어 주를 위해 거룩한 곳에 값지게 쓰임 받기 바란다. 다섯째, 그는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는 덕망을 갖춘 사람이었다. “공회 의원으로 선하고 의로운 요셉이라”(눅23:50). 그는 누구 앞에서나 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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