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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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진해영광교회)

I. 서언(序言)

 

앞에서 논한 바 있지만 높임말은 우리 사회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거추장스러운 걸림돌이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어느 사회이건 특히 다양한 계층이 모여 있는 교회에서는 최소한의 예의는 반드시 있어야 될 것이고, 이를 잘 이행할 때 이 사회 속에서 올바른 높임말과 적합한 낮춤말 하나로도 아름다운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호에서는 가정에서의 호칭 중에서 시부모가 며느리에게 어떻게 호칭하며 지칭할 것인지를 논하였다. 본 호에서는 며느리가 시부모에게는 어떻게 높임말을 해야 될 것인지를 논하고자 한다.

 

 

 

II. 며느리가 시부모에게 하는 호칭

 

오늘날의 높임말은 어떠한가? 여기에 대해서는 지난 번 3회에 걸쳐 논하면서 그 심각성을 소개한 바 있었다. 그것은 오늘 본 호에서 논하고자 하는 가정에서의 높임말 사용도 마찬가지이다. 한마디로 심각할 정도로 많이 변형되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례를 들면 요즈음 젊은 층의 다수는 ‘-어요’라는 말을 선호하면서 ‘그랬어요.’, 저랬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듣는다. 이는 며느리가 시부모에게 하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분석해보면, 낮춤말은 아니지만 격식을 차리고 시부모에게 쓰는 말도 아니다. 이런 경우는 ‘그랬습니다.’, ‘저랬습니다.’란 표현이 가장 올바른 높임말이다. 또한 잘못된 말은 ‘제가 그랬습니다.’라고 해야 되는데 ‘내가 그랬습니다.’라고 함으로서 ‘나’와 ‘제’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한 가지 실례를 더 든다면, 이제 갓 결혼한 새신부가 시아버님께 ‘아버님 식사하세요.’라고 말했다가 시어머님께 꾸중을 들은 일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때는 어떤 높임말이 좋을까? 이때는 ‘아버님, 진지 잡수십시오.’라고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높임말이다.

왜 이런 현상들이 일어날까? 이런 높임말의 붕괴는 주로 어휘를 잘못 선택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경우가 아주 많다. 예를 들면, ‘생신’, ‘연세’, ‘진지’, ‘말씀’ 등의 높임말 대신 ‘생일’, ‘나이’, ‘밥’, ‘말’ 등의 평대어를 예사로 쓴다. 또 ‘주무시다.’, ‘말씀하시다.’, ‘잡수시다.’, ‘드리다.’ 라고 해야 되는데 ‘자다’, ‘말하다’, ‘묻다’, ‘먹다’, ‘주다’로 말을 한다. 이는 높임말의 선어말 어미인 ‘-시’를 생략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상과 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오늘날 젊은 층이 시부모님이나 윗사람에게 사용하는 높임말은 호칭어이든 지칭어이든 얼마나 다양하고 일관성이 없는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런 다양성 속에서 어느 하나만을 택해서 똑같이 적용을 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공동체인 가정에서와 공동의 문화적 뿌리를 두고 살고 있는 우리의 사회 현실에서 동일하지 않는 용어들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은 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런 일은 가장 긴밀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가정과 교회에서는 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가정이든 교회이든 이러한 윗사람께 대한 호칭어와 지칭어를 바로 사용하는 것은 교인으로서 갖출 아름다운 예의 일 것이다. 또한 건전한 사회문화를 형성해 가는 귀중한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III. 결 어

 

우리가 가장 흔히 쓰는 가정의 호칭어, 지칭어들도 이상에서 보는 대로 바로 쓰지 못하는 경우들도 너무 많다. 하지만 이러한 원칙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간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다. 예를 들면, 며느리가 친정어머니 대하듯 시어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이런 원칙은 때로는 무시되어도 좋을 것이다. 문제는 상호간의 마음이다. 서로가 신뢰하고 사랑한다면, 약간의 어법에 오류가 있을지라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오늘도 오고가는 서로 존중하고 높이는 말들 속에서 주님이 기뻐하시는 좋은 하루가 되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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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 가정에서의 높임말과 낮춤말 : 며느리가 시부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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