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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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총장(에반겔리아대학)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고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나 성경적 가르침에 따라서 사고하고 살아가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초대교회 당시의 성도들도 그러했다. 당시에 맹위를 떨쳤던 소위 신플라톤주의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창조세계의 선하고 아름다움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했고, 유대교 세계관의 많은 요소들 중에서 성경과 부합하는 관점들을 계속적으로 견지하면서 가르쳤다. 그러나 기독교의 어떤 분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늘날 영지주의로 알려진 분파다. 그 명칭이 헬라어 “그노시스”(gnosis, 지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진 이 집단은 사람들을 구원으로 이끄는 비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부는 아니지만 이들 집단 중 많은 사람들이 예수와 연합하여 예수께서 사도들에게 맡기지 않으신 그분의 비밀한 가르침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영지주의 복음서”는 신약성경의 복음서가 기록된 후인 2세기에서 5세기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여기서 영지주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도 이들 영지주의자들은 극단적인 이원론적 경향성이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들은 물리적 세계가 영적 세계보다 단순히 열등한 것만이 아니라 완전히 악하다고 믿었다. 가장 분명한 예 중 하나는 유대교 성경에 대한 영지주의자들의 태도에서 찾을 수 있다. 영지주의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는 유대교나 구약성경을 결코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대신 완전히 이교적인 철학, 특히 플라톤주의의 극단적인 형태에서 끌어낸 틀을 가지고 말씀하고 있다. 이것은 유대인 랍비였던 예수의 예상치 못한 행동일 수밖에 없다. 영지주의자들의 저술들을 보면 유대교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지만, 있다고 해도 그것은 매우 부정적인 것이다. 실제로, 일부 영지주의 텍스트는 구약의 신을 하나님을 발산해 내는 주요 계열에서 악한 분파로 묘사하고 있다. 이 유대교의 유일한 신이라는 하나님은 무지하고 사악하다. 그 이유는 그 자체가 본질적으로 악한 물질 세계를 창조했다고 주장하는 사실 때문이다. 영지주의는 물질 세계를 악한 세계로 보는 극단적인 이원론을 견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원론은 영지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삶을 실제로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영지주의 저작물은 섹스와 결혼을 반대했는데, 그 이유는 둘 다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은 결코 축복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선한 정신(영혼)을 본질적으로 악한 몸(물질)에 가두기 때문에 악한 것이다. 한 가지 예로서, <도전자 토마스의 책>(The Book of Thomas the Contender)은 영지주의 학자인 카렌 킹(Karen L. King)이 요약한 바와 같이 “육체에 대한 애착과 성행위에 대해 정죄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결과 영지주의자들은 주류 교회보다, 적어도 그들의 가르침에 있어서는, 훨씬 더 금욕적인 경향을 보여 주었다.


  영지주의적 세계관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인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성에 대한 관점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여성은 일반적으로 영지주의 공동체의 지도자가 될 수 없었다. 혹 예외적으로 지도자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그것은 오직 성행위를 금하고 여성성(femininity)을 부인할 때만 가능했다. 예를 들어, <영지주의 토마스 복음서>(the Gnostic gospel of Thomas) 114장에는 이런 기록이 나온다: “시몬 베드로가 그들에게 말하되, 여자는 생명을 얻을 자격이 없으니 ‘마리아[막달레나]를 우리에게서 떠나게 하라”고 하였다. 이에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친히 그 여자를 이끌어 남자가 되게 할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너희 남자들을 닮은 산 영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스스로 남자가 되게 하는 모든 여자는 누구나 천국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영지주의는 당시에도 결코 널리 퍼진 운동이 되지는 못했다. 이 운동은 주로 지중해 동부, 특히 이집트에 흩어져 있던 고립된 공동체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강한 영향력 때문에 기독교 변증론자들은 이들 영지주의자들의 사상을 반박하는 글들을 많이 저술했다. 최근까지도 우리가 영지주의자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의 대부분은 이들 변증론자들의 글에서 나온 글들이다. 그리고 최근의 사본 발견으로 그들의 가르침에 대한 변증론자들의 글들이 아주 정확하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오늘 성경적인 삶을 영위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삶에도 아직 영지주의의 잔재들이 많이 남아 있다. 우리는 이런 비성경적 잔재들을 성경적 세계관의 틀을 통해서 계속적으로 개혁해 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영지주의자들은 당시에 이교적인 사상에 대항해서 성경의 가르침을 변호하려고 노력했던 자들이다. 그러나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다고 해도 변증의 방법이 성경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교적인 사상에 대항해서 영지주의자들이 취했던 기독교적 피상적 겉치장은 결코 오래 가지 못했다는 역사적 교훈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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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총장] 아직도 남아 있는 영지주의 잔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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