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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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총장(에반겔리아대학)

   개혁주의 세계관의 틀을 통해서 인생과 사물을 바라보면 우리가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그것은 다 거룩한 소명이며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해 뜨는 곳에서부터 해 지는 곳 까지 넓고 광대하며, 그리스도께서 다스리는 손길이 미치는 않는 삶의 영역은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의 유명한 표현처럼 단 일 평방 인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영광스런 복음을 위한 보다 더 직접적이며 수직적인 사역은 너무나도 중요하고 영광스런 사역이다. 특별히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도록 부름 받은 목회 사역은 그 어떤 소명과도 비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사역이다. 그 이유는 강단에서 말씀을 선포할 수 있는 설교자로 부름 받은 거룩한 소명 때문이다. 또한 설교는 설교자가 기도로 말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설교자 스스로 은혜를 받기도 하지만 그 말씀이 선포될 때 성령께서 역사하셔서 죽었던 영혼들이 살아나고 성도들이 영적으로 성장하는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설교는 예배의 다른 어떤 순서보다도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 사도행전에서 사도들은 자신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곱 명의 집사를 선택하여 소외된 과부를 돌보게 한다(행6:4, 2:42). 바울은 하나님의 백성을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게 하는 말씀 사역의 은사를 강조하고 있다(엡4:10-46). 설교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선교적 소명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양육되고 능력을 얻는 강력한 수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교자는 기도하면서 최선을 다해 말씀을 준비해야 한다. 설교자는 세상의 정치나 자신의 경험과 같은 잡다한 이야기가 아니라, 창조, 타락, 구속 그리고 영화라는 성경의 거대 이야기 곧 총체적인 사도적 복음을 선포하는데 신실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성취하셨다는 복음에 대한 설교자의 사도적 선포는 이제 그것을 듣는 자들에게 그리스도와 그분의 구원하시는 권능을 드러낸다. 사도적 메시지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이야기의 절정으로서 선포된 예수님의 이야기 특히, 그분의 죽음과 부활에 관한 이야기이며, 따라서 세상에 대한 참된 이야기다. 사도적 복음이 선포되고 가르쳐질 때, 그것은 선교적 공동체를 창조하고, 그 공동체가 신실한 백성이 되도록 형성하며, 그들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을 믿음으로 인도하는 하나님의 강력한 말씀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설교는 그리스도를 향하고, 그리스도로부터 흘러 나와야 한다. 설교의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스도 자신은 복음을 입고 오신다. 설교자가 선포하는 메시지는 단순한 언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구원을 가져오는 하나님의 권능이다. 이것은 단순히 확인되고 이해되어야 하는 새로운 종교적 교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 예수님 안에서 행하신 일에 대한 선포다. 그러므로 메시지 자체는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권능이 된다(롬1:16, 고전1:18; 2:4).

설교자의 영광스럽고 막중한 책무는 선포되는 말씀을 듣는 성도들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를 있는 그대로 대면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어떤 설교는 예수님을 중심에 두지만 예수님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수님은 단순히 개인의 구주나 물질적 풍요함을 가져다주는 분이 아니다. 그분은 창조자이시며 역사의 주인이시고, 모든 만물의 구원자이시며 마지막 심판자시다. 예수님의 지상 사역에서 그분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복음은 우리의 삶 속에 소규모의 사적인 영역, 곧 종교적, 윤리적 또는 신학적 영역에만 들어맞는 메시지가 아니다. 그것은 미래의 내세적 구원에 대한 것만도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 혹은 하나님 나라 복음의 풍요함을 개인적인 구원 정도로 축소시키는 방식으로 설교하는 것은, 복음의 포괄적인 주장과 주변 문화 이야기 사이의 선교적 대면과 세상을 향한 소위 “견딜 수 없는 긴장”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설교자의 책무는 세상에서의 포괄적인 선교를 위해 우리를 준비시키시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모든 구원의 능력에 직면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설교자는 우선적으로 개개인에게 개인적 구원의 은택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세상을 위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구현하는 백성을 형성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설교는 우리로 하여금 언제나 세상을 향하도록 해야 한다. 목회자는 이 메시지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설교자의 영광과 막중한 책무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방심하여 현대 문화의 다양한 우상숭배 풍조에 볼모로 잡히게 되면 설교자 스스로가 하나님의 강력한 은혜의 통로를 막아 버리는 일이 생기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설교자의 영광과 책무성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맡겨 주신 사역에 신실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김성수 목사 (전 고신대학교 총장, 현 미국 Evangelia University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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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총장 ] 설교자의 영광과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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