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김경헌 목사 고신교회(230510변경_인터넷판용).jpg
김경헌 목사(고신교회)

 나는 정치 안 한다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이 말 속에는 정치를 나쁘게 평가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치 목사라는 말도 좋은 의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마도 오늘날 목사와 장로들의 사리사욕과 그것을 위한 안하무인의 협착 행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는 정치 안 한다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현실의 안타까운 모습들 때문에 나는 정치 안 한다.”라고 해야 건전하게 목회하는 목사처럼 보입니다.

 

우리 헌법 제2부 관리표준을 보면 예배지침에 이어 교회정치가 나옵니다. 교회정치는 교회, 교인, 교회 직원, 목사, 장로, 집사 및 권사, 준직원과 임시직원, 교회 치리회, 당회, 노회, 총회, 교회 회의 및 소속기관, 선교 및 대외교류, 재산, 각종 고시, 헌법개정 등, 교회를 구성하는 전부를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만 살펴보아도 나는 정지 안 한다는 주장이 무엇을 뜻하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정치 안 하면 목회를 못 합니다. 정치 안 하면 교회를 바르게 세우지 못합니다.

 

인간의 교만한 속성상 바른 정치를 하다가 힘을 쥐게 되면 정치꾼으로 변질되는 안타까운 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타락한 본질적 속성 때문에 교회를 바르게 세우는 정치를 안 한다고 하는 것은 불완전한 사람이기에 목사를 그만둔다는 것보다 못한 선택임을 자인하는 결과입니다.

 

홍해를 건너 해방된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스라엘 백성의 원망은 시작되었습니다. 아무리 잘 봐 준다 해도 하나님의 심판이 확실한 상황에 모세는 자신의 목숨으로 이스라엘을 향하신 하나님의 심판을 막아보려고 합니다.

 

책임이 심히 중하여 나 혼자는 이 모든 백성을 감당할 수 없나이다 주께서 내게 이같이 행하실진대 구하옵나니 내게 은혜를 베푸사 즉시 나를 죽여 내가 고난 당함을 내가 보지 않게 하옵소서”(11:14-15)

 

당신 새끼지 내 새끼요?”, “저 새끼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하소!”, “그 전에 내부터 죽이소!”, 아들의 잘못에 대해 엄마로서 더 이상 방법이 없을 때 마지막으로 하는 모습이 쉽게 연상됩니다.

 

사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완전한 장자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동생들인 우리를 살리시기 위하여 겟세마네 동산에서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같이 되도록 기도하시면서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하시면서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는 마음을 발견하기에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나라인 교회를 세우기 위하여, 하나님 백성의 구원을 이루기 위하여 하나님을 향해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구원의 역사를 완성하여 몸 된 교회를 세우기 위해 하나님 아버지와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바른 정치는 하나님의 교회와 성도들이 자기 목숨을 희생하는 것입니다. 바른 정치는 완전한 장자이신 예수님을 따라 교회와 성도들을 위하여 목숨을 희생하는 하늘의 장자들만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를 불리기 위한 정치라는 발상 자체가 불신앙입니다.

 

하나님 역시 이스라엘을 심판하여 멸망시키는 것이 본심이 아니셨기에 모세의 희생적인 중심에서 나타나는 그리스도의 은혜를 보시고, 하나님의 거룩한 노여움을 푸시고 모세를 축복하며 그의 짐을 들어주었습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이스라엘 노인 중에 네가 알기로 백성의 장로와 지도자가 될 만한 자 칠십 명을 모아 내게 데리고 와 회막에 이르러 거기서 너와 함께 서게 하라 내가 강림하여 거기서 너와 말하고 네게 임한 영을 그들에게도 임하게 하리니 그들이 너와 함께 백성의 짐을 담당하고 너 혼자 담당하지 아니하리라”(11:16-17)

 

70명의 지도자가 세워졌다고 해서 하나님의 통치 방법이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이스라엘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통치 방법은 동일합니다. 70명의 지도자를 세우신 것은 하나님의 통치를 수행하는 모세의 짐을 함께 담당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모세의 짐을 함께 담당하라고 세운 지도자들이 오히려 모세의 짐이 되어버렸습니다.

 

너는 또 온 백성 가운데서 능력 있는 사람들 곧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하며 불의한 이익을 미워하는 자를 살펴서 백성 위에 세워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을 삼아 그들이 때를 따라 백성을 재판하게 하라 큰 일은 모두 네게 가져 갈 것이요 작은 일은 모두 그들이 스스로 재판할 것이니 그리하면 그들이 너와 함께 담당할 것인즉 일이 네게 쉬우리라”(18:21-22)

 

모세의 일을 쉽게 하기 위하여, 모세가 감당해야 할 짐을 함께 지기 위하여 지도자들이 세워졌습니다. 교회 내에 조직이 생겼고, 시스템이 만들어졌습니다. 소위 정치가 시작된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잊어서 안 되는 것이 이스라엘의 통치는 하나님의 손 하나에 달려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인간들이 정치를 넘어 정치꾼이 되어버리니 하나님의 손을 자신들의 손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끊임없이 선악과에 손을 대고, 바벨탑을 쌓아 올렸습니다. 사람을 만드시면서 만물을 다스리라고 명령하셨는데, 다스리는 자가 아니라 정치꾼이 되어버렸습니다.

 

부부관계도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하는 바른 정치가 있어야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부부가 됩니다. 가족이나 구역, 기관, 교회, 당회는 언급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나님 한 분의 통치를 위한 바른 정치가 살아있어야 합니다. “정치한다, 안 한다.” 해도 사실 모든 목사는 정치하고 있습니다. 정치해야 하나님의 교회를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 정치를 안 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은 깨끗한 척, 거룩한 척 외식하는 바리새인 화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불신앙적인 책임회피의 말인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이미 고도의 정치꾼이 되어있다는 뜻인지도 모릅니다.

 

보수 재건?? 신 보수?? 개혁에 몸담고 개혁에 표 던진 이들의 모임

 

2-3년 전에 신보수라는 말이 등장하더니 급기야 지난 연말을 시작으로 새해 벽두에 보수재건이라는 대단한 주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자신의 입으로 뼛속까지 개혁이라고 주장하던 자들이 신보수를 만들어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보수와는 전혀 상관없이 평생을 소위 개혁으로 살던 사람들이 신보수의 등에 올라타고 고신을 위한 보수재건을 외치고 있습니다.

 

현재 고신이 개혁이라는 계파로 완전히 기울어 법도 필요 없는 상황까지 와 버렸으니 다시 보수를 일으켜 세워 한쪽으로 기울어진 교단을 바로 세우고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고 거룩한 희생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합니다. 상황에 따라 뼛속까지 개혁이 되기도 하고, 뼛속까지 보수가 되기도 하는 자를 중심으로 고신을 위하여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생토록 개혁진영에 있던 사람들이 고신을 위한 보수가 되어야 한다고 기치를 내겁니다.

 

오늘날 내로남불의 세상 정치도 이 정도는 아닙니다. 이런 주장을 내세우며 저변확대를 위해 마치 대단한 희생이라도 하는 듯 들러리를 섭니다. 보수재건을 위하여 말입니다. 입각하지 못하면 사람이 모이지 않기에 입각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내세워 입각을 시키고 사람들을 불러모아 보수를 재건하자는 주장입니다. 천국에 계신 전임 신총회장님께서 탄식을 할 것 같습니다.

 

이러니 많은 목사의 입에서 나는 정치 안 한다.”라는 탄식이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뼛속까지 개혁인 사람, 한평생 개혁진영에서 일한 사람들, 보수진영에 있었지만 자신의 이익 추구에만 혈안이 되어 언제든지 변질을 일삼아 왔던 자들이 이제 고신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는 위대한 명분을 내세워 당당하게 주장하는 모습들이 정말 가관입니다.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입니다.

 

입각해서 사람들이 모이면 한 자리씩 주어 조직을 키우면 힘 있는 보수가 됩니까? 지금 교단을 지탱하는 힘이 매관매직에 있는 것 같은데 보수재건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꼴입니다. 그런 식으로 보수가 재건되지도 않겠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오히려 개혁의 대상이 될 뿐입니다. 정치는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오늘날 세상 정치의 타락은 교계 정치가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요, 결과입니다. 교단을 위하고, 교회를 세우기 위하여 정치한다는 자들이 세상 정치하는 자들보다 하나님을 더 의식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이름까지 망령되이 사용하여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나는 정치 안 한다.”라고 하면서 교회와 성도들을 위하여 목숨을 걸어야 하는 책임을 회피하고 거룩한 외식에 만취되어 있습니다. 고신의 동지 여러분 위기라고 말만 하지 말고 제대로 합시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성경도, 하나님의 능력도 알지 못하는고로 오해하였도다”(22:29)

태그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기고] 나는 정치 안 한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