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연월일 2026-04-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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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승 목사(은파교회)

 하루는 예수님 일행이 회당 안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회당 안에서 한쪽 손 마른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이 때 예수님을 향하여 악심을 품고 있는 한 사람이 예수님을 책잡기 위해서 “안식일에 병을 고치는 것이 옳으니이까?” 라고 물었다. 이 때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12:11-12)에서 “너희 중에 어떤 사람이 양 한 마리가 있어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으면 끌어내지 않겠느냐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그러므로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이 옳으니라” 고 말씀하셨다. 그리고는 예수님께서 병자를 향하여 손을 내 밀라 하시고 마른 손을 회복시켜 주셨다.

흔히 동양의 문명을 자율문명, 서양의 문명을 타율문명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곧 한국의 전통문화와 선비정신에서 가장 핵심은 존재와 당위였다. 타율문명의 무기인 법률이 발달하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법률 이전에 가치형성이 되어 있었기에 필요가 없었다. 한데 서양문명의 침투는 곧 한국인의 전통적 가치인 자율의 역량을 둔화시키거나 약화시켰다. 이 같은 서구적 실리주의와 합리주의에 젖은 현대인에게 우리의 전통적 선비요소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조선 태종이 집권할 때 김덕생(金德生)이라는 명사수가 있었다. 그가 명사수였기로 태종은 궁 가까이 두어 경호의 임무를 부여하였다. 어느 날 태종이 숲이 우거진 후원에 쉬고 있는데 호랑이 한 마리가 임금 가까이로 기어들고 있는 것을 김덕생이 발견하였다. 한말까지도 경복궁 뒷길엔 금호방(禁虎榜)이 붙어 있었고, 실록에도 호랑이의 궁궐침입 기사가 잦은 것으로 보아 이 후원의 호랑이 침입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김덕생은 활을 뽑아 호랑이를 명중시킴으로써 태종이 당할 호환(虎患)을 미리 막아냈던 것이다. 임금의 생명을 구한 김덕생은 다시 한 번 공신일 수가 있었다. 한데 그는 이 공로 때문에 죽음을 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상한 이치에 얽매이게 된다. 이 김덕생의 시호사건은 그렇게 일대 의리논쟁을 불러 일으킨다. 곧 임금을 향해 화살을 쏜다는 것은 목적여부에 떠나서 큰 잘못이며, 이 잘못은 선례에 따라 대적죄에 해당된다는 주장인 것이다. 임금을 향하여 화살을 겨냥했다는 것은 진리에의 배반인 것이다. 결국 김덕생은 대역죄로 사형을 당했다.

이와 비슷한 사건이 선조 때에도 있었다. 군비강화의 필요성을 간파해서 훈련도감을 신설하고, 신무기인 조총과 홍이포 등을 수입해온 영의정 유성룡(柳成龍, 1542-1607)은 이 신무기의 위력을 임금일 비롯, 대신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어전방포를 하였다. 한데 이 어전방포를 두고 다시 의리논쟁이 붙었다. 임금 앞에서 살상의 흉물인 화약을 터뜨리는 것이 비리이며, 무관이 아닌 영의정이 발포했다는 것은 나라의 체면을 손상시켰다는 상소문이 날아왔던 것이다. 이 상소문의 주도한 인물이 영남선비인 박동현(朴東賢, 1544-1594)이었다. 이에 유성룡은 이 상소문이 정당하다고 판단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정승에서 사임한 이후에 낙향함으로써 일단락이 지어졌다.

성경 안에는 수많은 율법조항과 복잡한 안식일 규례가 있다. 그 모든 것을 하나하나 다 지킬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하나의 상위법이 있다. 바로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의 정신이다. (마태복음22:37-39)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묵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라고 말씀한다. 그리고는 위의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대해서 요약을 하신다. (마태복음22:40)에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라고 말씀한다.

바울 역시 예수님의 계명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한다. (로마서13:10)에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라고 못을 박고 있다. 그리고 (고린도전서16:14)에서도 “너희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라” 라고 말씀한다. 613개나 되는 성경의 계명을 일일이 다 지킬 수 없다 하더라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정신에 어긋하지 않게 산다면 그 사람은 나름 하나님 앞에 충성된 일군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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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승 목사] 사랑으로 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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