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2-04(목)
 
  • 선택적 해석과 팩트체크는 함께 갈 수 없다
  •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가?


스크린샷 2025-09-10 134443.png

 

개방감사 후보였던 모 장로가 헌법재판소 결정문(2007헌마1189)을 근거로 “개방감사는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사를 선택의 여지 없이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모 언론사는 이 결정문의 의미를 달리 해석해 보도했다. 해당 언론은 이 판결의 핵심은 개방이사·개방감사 제도가 학교법인의 자율성을 침해하는지 여부라는 점에 있다고 보고, 헌재가 “개방이사제도가 사립학교의 자유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하고 있다고 전한다. 따라서 후보자 선임의 강제성까지 단정하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결정문을 확인해보면, 법 제21조 제5항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다음과 같은 문구가 명시돼 있다.

 

“개방이사는 추천위원회에서 2배수를 추천하게 되어 있으나, 감사의 경우에는 2배수의 제한이 없으므로 학교법인으로서는 선택의 여지 없이 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하는 인사 1인을 감사로 선임하여야 한다.”

 

  이 구절은 단순한 부수적 언급이 아니라 합헌 결론을 지탱하기 위한 핵심 논거다. 만약 헌재가 개방감사를 이사회가 거부할 수 있는 제도로 해석했다면, 사학 자율권 침해 여부를 두고 장황한 논증을 전개할 필요가 줄어든다. 그러나 헌재는 오히려 가장 강한 제한, 즉 “추천 인사를 반드시 선임해야 한다”는 해석을 전제한 뒤에도 “이는 사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이 문구는 합헌 결론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제시돼야 했던 불가분의 논거라 할 수 있다.

 

  법학적으로는 판결 주문만이 직접적인 구속력을 갖는다. 그러나 주문을 뒷받침하는 불가분의 논거(essential reasoning)는 결론을 성립시키기 위해 필수적인 판단으로서, 후속 사건이나 하위 기관의 법 해석에서 준거 기준으로 기능한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 이론에서도 이러한 불가분의 판시 이유는 법적 구속력은 아니더라도(형식적 기속력은 없더라도) 사실상 준거 규범으로 작용해 왔다.

 

  따라서 헌재가 2007헌마1189 결정에서 밝힌 “개방감사는 선택 여지 없이 추천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부분은 단순한 해석이 아니라 합헌 결론을 뒷받침하는 핵심 법리로서, 여전히 유효한 기준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태그

BEST 뉴스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기자수첩] 팩트체크는 일부가 아니라 전부를 봐야 한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