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연월일 2026-04-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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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룡 장로(마산회원교회 원로)

 어느 가수가 불렀던 종점이라는 노래는 오랜 시간까지 사랑을 받고 불리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이나 단체에 생명이나 직분에 언젠가는 꼭 오고 마는 마지막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노래가 많은 사람들에게서 공감을 준 것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지 모든 것이 단계 단계마다 분명히 마지막이 있어 종점이라는 말이나 노래에 관심을 갖고 이것을 자기의 처지와 형편에 견주어 보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슈베르트의 마지막 3개의 피아노 소나타는 죽음이 오기 전 두 달 전에 완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당시 불치병이던 매독이 악화되어 죽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인생의 종점에 장기와 중추신경계가 무너져 내리는 고통 속에서도 이전에 없었던 엄청난 속도로 작품을 썼던 것이다. 그의 친구에게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나는 죽음을 반긴다고 했다. 그러나 고통은 두렵다고 했다. 2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소나타를 비롯한 여러 개의 작품들이 우리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는 것은 슈베르트의 슬픈 장조에 늘 눈물방울이 맺혀있기 때문일까? 한없이 나약하고 헛되이 보이는 한 개인의 삶의 종점에서 그의 마지막을 끝이라 보지 않고 공포와 고통이 오히려 시작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가 쓴 작품들이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것이라 믿어진다.

 

요즘 들어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자꾸만 나의 마음에 와닿아 잠간 멈칫하는 때가 간혹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새벽에 일어나 내가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을 쳐다보면서 내가 없어지면 이것들은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직장을 그만 둘 때에는 그런 마음이 없었는데 30년 동안 봉사한 장로의 직을 마감하여 은퇴한 후에 나의 머릿속이 복잡했었다. 그러나 누구든지 분명히 종착점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준비하는 습관만 있으면 그것 때문에 동력을 얻고 인생의 종점이 와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

 

인생의 종착점이 이르기 전에 내가 낳은 자녀들이 경건한 가정을 이루어 제대로 모든 생활을 잘 감당하고 후손들을 잘 키우면 그것으로 감사해야 한다. 정말 인생은 아름답고 만족스럽다고 할 때 머릿속의 행복감과 뿌듯한 가슴속의 기쁨은 그 속도감이 매우 빨라 그야말로 잠간이라는 사실이다. 노년에 감사의 나날로 일상을 보낼 시기가 되면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하루하루가 엄청난 속도감으로 비명을 지를 정도다. 이제 곧 마지막이 올 것이라는 느낌마저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인생이기 때문이다.

 

소위 종점이란 다 마무리하고 그 단계에서는 마지막의 시간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마지막에 이르기 전에 참 좋은 날이 많아 행복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기억하고 싶은 모든 순간은 예쁜 모래를 가득 채운 모래시계처럼 계속 유지하고 싶지만 잠간이면 모두 흘려 내리고 만다. 그것을 허무로 돌릴 것이 아니라 슈베르트처럼 인생의 종점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인생의 마지막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일에 임하면 불안감이나 두려움이 없어질 것이다. 마지막을 시작처럼, 그 시작을 마지막처럼 생각하고 살면 나의 존재감이 더욱 두드려지게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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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룡 장로] 종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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