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연월일 2026-04-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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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진해영광교회)

 1. 서언(序言)

 

오는 17일은 올해의 설날이다. 지난 호에서는 양력이든 음력이든 새해가 되면 가장 많이 나누는 덕담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의 의미와 유래에 대해 논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설날과 관련된 여러 가지 세시풍속과 동요, 그리고 유대인의 설날을 비교 분석하며 이에 대한 우리 기독교인의 자세를 논하고자 한다.

 

2. 설날과 관련된 여러 가지 상식

 

1) 왜 ‘까치 설날’이라 할까? : 이날이 되면 어린이들은 윤극영 선생의 동요 <설날>의 가사인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라는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왜 ‘까치 설날’은 어제라고 했을까? 이 말은 원래 까치가 아니라 ‘작다’라는 뜻의 ‘아치’에서 유래했다. 즉, 설날 하루 전인 섣달그믐을 뜻하는 ‘아치설’이 경기도 방언을 거쳐 ‘까치 설날’로 굳어진 것이다. 원뜻은 ‘작은 설날’이다. 물론 《삼국유사》에는 신라 소지왕 때 까치가 왕의 목숨을 구하여 설날 전날을 ‘까치의 날’로 정했다는 설화가 있으나 이는 정설이 아니다. 또한 우리 민족이 예부터 까치를 길조로 여겨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믿었기에 ‘아치’가 ‘까치’로 변형된 것으로 유추된다.

2) 설날의 뜻은? : ‘설’은 나이를 계산하는 단위인 ‘살’의 고어 형태에서 유래된 것으로 본다. 또한 설날을 ‘신일(愼日)’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신의 날’이라는 뜻이 아니라 ‘삼가다, 근신하다’라는 뜻의 ‘삼갈 신(愼)’ 자를 쓴 것이다. 즉, 새해 첫날부터 복을 받기 위해 몸가짐을 조심하고 근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3) 설날에 복을 비는 세시풍속 : (1)제사: 조상에 대한 공경의 의미도 있지만, 조상이 내리는 복을 받으려는 목적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음복(飮福)’이다. ‘마실 음(飮)’에 ‘복 복(福)’ 자를 써서, 제사 음식을 나누어 먹음으로써 조상의 복을 이어받으려 하는 것이다. (2)부적: 설날에 붙이는 대표적인 부적으로 ‘삼두일족응(三頭一足鷹)’이 있다. 머리 셋, 발이 하나 달린 매를 그린 부적으로, 이 매가 화재(火災), 수재(水災), 풍재(風災)의 세 가지 재앙을 쪼아 없애준다고 믿는 기복 신앙이다. (3)복조리 걸기: 쌀을 이는 조리 한 쌍에 쌀과 엿을 넣어 기둥에 거는 풍습이다. 조리가 쌀에서 돌 등 이물질을 걸러내듯, 새해에는 나쁜 것들은 걸러내고 복만 들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인한 것이다.

 

3. 유대인의 새해와 세시풍속

 

1) 나팔절(유대인의 4대 명절) : 로쉬 하샤나(ראש השנה) 유대인의 설날인 ‘로쉬 하샤나’는 하루로 끝나지 않는다. 이날부터 10일 후인 ‘욤 키푸르(대속죄일)’까지 회개의 기간을 갖는다. 시기적으로는 양력 9월 말이나 10월 초(티쉬리월)이며, 유대인들은 이 달을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신 달로 여긴다. (단, 출애굽기에서는 아빕월을 한 해의 첫 달로 규정한다.)

히브리어 ‘로쉬(ראש)’는 머리, 시작, 으뜸을 뜻하며, ‘하샤나(השנה)’는 정관사 ‘하’와 ‘해/년’을 뜻하는 ‘샤나’가 합쳐진 말이다. 즉 ‘해의 머리(시작)’라는 뜻이다. 성경에는 ‘로쉬 하샤나’라는 직접적인 명칭은 없으나, 레위기 23장 24절(“일곱째 달 곧 그 달 첫 날은 너희에게 쉬는 날이 될지니 이는 나팔을 불어 기념할 날이요”)과 느헤미야 8장을 근거로 오늘날까지 유대인의 4대 명절인 ‘나팔절(욤 테루아)’로 지키고 있다.

2) 나팔절(새해)의 세시풍속 : 이날 유대인들은 토라를 읽으며 “샤나 토바(שנה טובה, 좋은 새해 되세요)”라고 인사한다. 또한 사과와 석류 알갱이를 꿀에 찍어 먹는데, 이는 새해가 꿀처럼 달콤하고 석류처럼 풍성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다. 제사장이 양각 나팔(쇼파르)을 부는 것은 지난날의 잘못을 회개하고 깨어 있는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자는 신앙적 결단을 상징한다.

 

4. 신앙적 의미와 결론

 

한국과 유대인의 설날은 모두 단순한 축제를 넘어 ‘회개와 근신’을 통해 자신을 정결케 하고 하나님의 복을 예비한다는 공통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제사, 부적, 복조리 등 미신적 행위에 의지하는 것은 신앙적으로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는 지난날의 과오를 회개하고 말씀을 묵상하며, 주님의 은혜 안에서 영적인 양각 나팔을 불며 믿음으로 전진하는 복된 설 명절을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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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목사] 연말·연시 용어 4: 우리나라와 유대인의 설날과 세시 풍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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